매일신문

中 금리인상 한파에 코스피 '덜덜'

환율 절상에 수출 악영향 우려…美·유럽 증시 상승세에 기대감

설연휴 후유증이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설연휴 때문이 아니었다. 중국의 설연휴인 춘절 연휴 마지막 날 전격 단행된 중국의 금리인상 때문이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연휴 마지막날인 8일 1년 만기 예금과 대출 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잘나가는(?) 중국의 긴축 정책이 우리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셈이다.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금리인상과 통화 절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결과다.

실제 아시아 국가의 인플레이션은 금리인상뿐 아니라 환율까지 절상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통화가 인플레이션 전쟁에 동참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잘라 말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5~20%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올 하반기까지 원화가 10% 절상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소기업이 많은 대구경북의 경우 달러당 원화값이 1천10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수출 기업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대중국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인상이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경제 긴축 모드'로 들어가면 내수가 줄어들고 이는 한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원화값이 강세면 주가 역시 강세를 보여온 게 지금까지의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당 원화값이 900원대였던 2007년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겼다는 점을 복기해볼 만하다. 오히려 외국인들의 매도가 강할수록 가격 부담으로 사기 힘들었던 대형주를 매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 중국의 긴축 기조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지난 해부터 이번 달 금리인상까지 중국은 지준율을 7번, 기준금리를 3번 올린 바 있어 주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부분은 미미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외 증시가 큰 흔들림이 없었다는 점도 위안이다. 중국 금리 인상이 알려진 후 유럽 증시는 0.3%p 정도 하락한 뒤 바로 정상 궤도를 찾았으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상승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도 완만한 상승이 지속되며 0.5%p가량 상승 마감했다. 중국의 춘절 연휴 후유증이 우리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에 다수의 전문가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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