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만5천여 가구 사업 부진…공급난 장기화 될 듯

대구 중소형 아파트 부족…금호택지 조성공사 진행중, 착공계획 아직 없어

대구 북구 금호 택지지구 전경. 보상을 끝내고 택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7천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 착공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구 북구 금호 택지지구 전경. 보상을 끝내고 택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7천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 착공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 아파트 공급난이 우려되고 있다.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데다 중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을 맡아왔던 공공 분양마저 사라지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은 계획에서 입주까지 최소 4, 5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아파트 전세난이 불고 있지만 향후 대구 지역 내 공공 부문 중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이 없어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 민원 끊이지 않아

"전세난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이런 땅을 왜 방치합니까."

대구 북구 칠곡 금호강 자락을 따라 조성되고 있는 금호택지지구. 전체 면적이 943만㎡에 이르는 이곳의 아파트 건설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지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사업주체인 LH공사가 자금난으로 아파트 분양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금호 택지 지구 내 계획된 아파트 건립 호수는 모두 7천46가구. 임대 주택이 4천여 가구며 나머지는 일반 분양 물량이다. 당초 세웠던 택지 조성 계획에 따르면 이미 이곳은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보상은 이미 몇 년 전 끝났고 택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파트 착공 계획은 아직 없다.

LH공사 관계자는 "자금난으로 전국 사업장마다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금호지구도 연내로 아파트 착공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중소형 전세난이 지난해부터 시작됐지만 아직 대구에만 LH공사가 1천 가구 정도의 미분양을 갖고 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LH공사는 올해 10월까지 금호지구 내 부지에 대해 사용승인을 내줄 계획이다. 하지만 300여 명에 이르는 원주민들은 '아파트 없는 택지'는 무의미하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원주민 대부분이 몇 년 뒤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며 집 지을 땅이나 상가 부지를 분양받은 뒤 인근에서 전·월세를 살고 있다"며 "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파트 착공이 없으면 신규 택지에 집 지을 엄두를 낼 수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현재 LH공사에서 택지 조성 공사를 진행 중인 것은 대구에서만 금호지구를 포함해 달성군 옥포지구와 동구 신서혁신 지구 등 모두 4곳에 이르고 있다. 또 보상을 진행 중인 곳은 택지 조성지구인 북구 연경 지구와 주거환경개선 사업인 노원, 대현 3지구 등 모두 5곳 정도며 전체 공급 물량은 5만 가구를 넘는다.

하지만 LH 공사는 금호지구뿐 아니라 대구 전역에서 올해 내 신규 분양 계획이 없는 상태다.

대구도시공사도 비슷한 실정이다.

LH공사와 함께 중소형 공공 아파트 공급을 맡고 있는 대구도시공사는 이달 중구 삼덕지구 분양을 끝으로 향후 신규 분양 계획이 없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성서 5차단지와 달성2차산업단지에 임대 아파트 부지가 있지만 아직 착공 계획이 없다"며 "신규 택지나 재개발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 것이 없어 신규 분양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수요는 이어질 듯

대구 인구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아파트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대구시가 2009년 발표한 주택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17년까지 지역에서는 연간 1만5천 가구 정도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

시 관계자는 "가구를 구성하는 가족 수가 1990년대 3.63명에서 2005년에는 2.95명으로 감소했으며 6년 뒤에는 2.49명까지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른 신규 주택 수요가 연간 1만 가구에 이른다"며 "노후 주택 소멸에 따른 수요도 연간 5천 가구 정도"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독신자 증가 등 나 홀로 가족 증가로 신규 수요 주택의 60% 이상이 중소형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소형 아파트'는 미분양 사태 속에서도 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1만3천163가구며 이 중 전용면적 60㎡ 이하(20평형대)는 불과 210여 가구에 그치고 있다. 또 전용 60~85㎡ 사이 중소형은 4천100가구며 중대형은 8천700가구에 이른다.

또 준공 후 미분양 9천578가구 중 전용 60㎡ 이하는 41가구며 60~85㎡ 사이 중소형 미분양 물량도 2천464가구 정도로 미분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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