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이 대구에서 초연으로 선보이는 곡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알렉산더 네브스키'에 대한 악보 가격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곡은 13세기 실존했던 러시아의 민족 영웅 '알렉산더 네브스키'에 관한 동명의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프로코피에프가 영화 음악을 7곡의 교향적 칸타타로 재구성한 작품인데, 러시아 민족주의적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곳은 영국의 악보 회사 부시 앤 혹스(Boosey & Hawkes). 이렇게 지적 재산권에 묶여 있는 악보는 복사해서 사용하면 지적 재산권에 위배된다. 그래서 악보를 대여해서 사용한 후 그 악보를 그대로 돌려줘야 한다. 이런 경우 통칭 '렌탈 악보'(Lental)라고 불린다.
그래서 대구시향과 대구합창단원들이 받아든 악보에는 각국 연주자들이 악보를 사용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종윤 대구시향 작곡 및 악보 담당자는 "악보를 넘겨보면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는 언어로 각종 음악 용어들이 적혀 있다"면서 "지휘자의 의도에 따라 다르지만 연주에 관한 기록은 이후에 연주하는 연주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통 곡에 대한 저작권은 저작자 사후 30~50년 이상이 되면 사라지지만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특정 몇몇 곡은 악보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처럼 지적 재산권을 가진 세계적인 유명 악보회사는 약 4곳. 이 곡들은 한 번 연주하는 데 대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불문율처럼 한 번 연주에 두 달 정도 렌탈 악보를 대여할 수 있다. 시향 및 합창단 단원들이 악보 보관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이유다.
이번 대규모 공연을 위해 대구시향은 오케스트라용 악보와 합창단용 악보 등 악보 180여 편을 대여했고, 대여료는 600만원에 달한다.
한편 일반 교향곡 악보는 30만~40만원에서 곡의 길이에 따라 120여만원 수준이다. 렌탈 악보 가격이 많게는 악보 구입 가격의 20배 이상인 것.
대구시향 관계자는 "이런 곡은 연주하기 쉽지 않지만 흔히 들을 수 없는 만큼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서 "희귀한 곡을 연주하니 클래식 마니아들이 벌써부터 연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향은 이 곡을 3월 25일 오후 7시30분 계명아트센터에서, 4월 6일 오후 8시 서울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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