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옷' 입은 중앙로氏, 젊어졌네요

젊은이 북적이며 카페·분식점 등 급증…동성로 상권 '西進'

승용차 통행을 막고 보행로를 대폭 넓힌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이 된 지 1년이 지나면서 대구 중앙로가 중장년층 위주의 거리에서 10대와 20대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우태욱기자
승용차 통행을 막고 보행로를 대폭 넓힌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이 된 지 1년이 지나면서 대구 중앙로가 중장년층 위주의 거리에서 10대와 20대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우태욱기자

"승용차가 사라지니 젊은이가 몰리네요."

대구 중앙로가 젊어지고 있다. 승용차 통행을 막고 보행로를 대폭 넓힌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이 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중장년층 위주의 거리가 10대와 20대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 관계기사 13면

3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버스정류장 인근. 오랫동안 제과점이 운영되던 자리에 내부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옆에는 조만간 휴대전화기 판매점 입점을 예고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맞은편 상가의 한 체형관리실. 젊은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쉴 새 없이 출입문을 드나든다. 이곳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양복점이었던 곳이다. 이곳 체형관리실 운영자는"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후 중앙로를 찾는 사람들이 젊어졌다"며 "젊은 고객들이 몰리는 목을 찾던 중 이곳을 선택했고 지금도 젊은이들의 유입은 꾸준하다"고 말했다.

중앙로 상가의 변신도 진행 중이다.

유동인구 가운데 젊은이들의 비중이 늘면서 상가를 구성하는 업종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후 두드러진 현상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 자가용을 이용해, 이곳을 찾던 30대 이상 중장년층의 발길이 현저히 준 반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앙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보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상점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업종별로 휴대전화기 판매점, 커피전문점, 분식집, 화장품 할인매장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동성로의 상권이 중앙로로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성로의 활기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으로 한결 쾌적해진 중앙로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또한 오는 8월 현대백화점이 개점할 경우 중앙로를 기준으로 동쪽에 집중됐던 상권이 본격적으로 '서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앙로 상인들은 이 같은 '변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유동 인구의 나이가 젊어지면서 이들의 구매력이 중년층보다 떨어지고 일부 상점은 권리금이 떨어진 탓이다. 또 롯데백화점 대구점 개점 이후 주변 상권 활성화 효과가 미미한 전례가 있듯 현대백화점 개점도 상권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 안경점 대표는 "과거에는 고가안경을 찾는 손님들이 간혹 있었는데 지금은 '초저가'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아무래도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씀씀이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앙로 상가 입주상점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변화와 관련해 부동산업계에서는 동성로와 중앙로 일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젊은 층이, 동아쇼핑과 현대백화점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점차 분리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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