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기란 쉽지 않다.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미국 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아있는 세일럼 마녀재판의 판사였던 새뮤얼 시월도 그런 용기를 가진 양심가였다.
1652년 영국에서 태어나 9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하버드대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나 사업가가 됐다. 보스턴 지역정가에서 활동하다 1692년 세일럼 마녀재판부의 보조 판사로 임명됐다. 이 재판에서 185명이 체포돼 31명이 사형판결을 받았다. 이 중 19명이 처형됐고 1명은 몸에 널빤지를 얹고 그 위에 돌덩이를 쌓는 고문을 받다 압사(壓死)했으며 갓난아기를 포함한 5명은 감옥에서 죽었다.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5년 뒤 재판에서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 책임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그리고 1년 중 하루를 속죄의 날로 정하고 1730년 사망할 때까지 그날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단식과 기도로 보냈다. 당시 판사 가운데 죄를 고백한 이는 그가 유일하다. 미국 최초로 노예제를 반대한 책 '팔려간 요셉'(The selling of Joseph)을 쓰기도 했다. 책 제목은 어린 요셉이 시기심 많은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는 창세기 37장의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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