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올해부터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핵심 비전을 제시했다.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에 부강한 국가와 부유한 국민, 즉 '국강민부(國强民富)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민생 개선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행복지수를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달 5일 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 4차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업무보고를 발표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1억6천만 명에 이르는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의 도시 일용 근로자)을 위한 교육 대책이다. 원 총리는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지방정부와 공립학교 위주로 농민공 자녀에게 평등한 의무교육을 보장하겠다고 천명했다.
쓰촨(四川) 출신인 취부더(屈付德) 부부는 10년 전 선양(沈陽)으로 와 맞벌이 농민공을 하고 있다. 이 부부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고단함보다는 쓰촨에 두고 온 아이 교육문제로 늘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래서 3년 전 쓰촨으로부터 아이를 데려와 선양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교육비를 우려했지만 호적등본, 주민등록등본 등 증명서를 제출하자 도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수업료를 면제받을 수 있었다.
이는 선양시가 4년 전부터 16억위안(약 2천880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민공 자녀 18만 명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선양시 내 농민공 자녀가 취학하고 있는 학교는 250개이며 모든 농촌 아이들이 도시 아이와 마찬가지로 수업료는 물론 교재비, 잡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선양시 쑤원제(蘇文捷) 교육국장은 "농민공 자녀에 대해 도시 아이와 동등한 학비 지원은 물론 더욱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대우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공 자녀가 막 도시 학교로 전학을 하면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잖다. 취부더 씨의 아들 쩡숭(正松) 군도 처음에는 도시의 번잡한 생활에 비하감과 고독감을 느꼈다. 쩡숭 군은 "학교 친구들과 말하는 것은 물론 접촉조차 하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담임 선생님은 이러한 농민공 자녀의 비하감과 고독한 심리를 해소해주기 위해 단체활동 등에 참여하도록 도와 줬다. 쩡숭 군은 한 달여의 짧은 부적응 기간을 거친 후 집단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학교 성적도 나날이 좋아졌다.
농민공 자녀의 학업 증진을 위해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선양시에서 농민공 자녀를 위한 지정 초등학교는 합창단, 발레반, 체육반, 로봇교실 등 20여 개의 학생활동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통일된 교재와 학적 관리를 통해 도시 아이와 동등한 대우를 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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