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축구 만년 하위팀 돌풍…사령탑 용병술 3인3색

올 시즌 프로축구에서 만년 하위팀들의 초반 '반란'이 거세다.

최고의 화제 팀은 역시 대전 시티즌. 대전은 정규리그에서 3승1무로 무패 행진을 벌이며 1위에 등극했다.

상주 상무도 2승2무, '불패'를 이어가며 5위를 기록하고 있고, 2년 연속 '꼴찌' 대구FC도 2승1무1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7위를 달리고 있다. 이 세 팀은 지난해 나란히 13, 14, 15위로 리그 순위 밑바닥을 깔았었다.

대전 시티즌은 거의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13위, 2009년 9위, 2010년 13위 등 매년 하위권에 맴돌았지만 올해는 당당히 K-리그 순위 제일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전의 왕선재 감독도 "상상도 못했다"고 할 정도로 이변이다. 그러나 '깜짝' 돌풍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탄탄한 '짠물' 수비와 화끈한 득점력 등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왕 감독은 '전원 수비'라 할 정도로 먼저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뒤 위협적인 속공으로 득점하는 경기 운영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공격력도 살아나기 시작했고, 박은호(본명 바그너)와 주장 박성호가 6골을 합작하며 승리의 방정식을 완성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출신인 박은호는 빠른 적응력과 놀라운 기량을 보이며 대전의 고공행진 원동력이 되고 있다. 대전의 골득실차도 정규리그 4경기에서 '6'(8득점, 2실점)으로 단연 1위다.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상무의 저력도 경기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광주 상무 시절 2008년 14위 꼴찌, 2009년 11위, 2010년 14위로 최하위권 붙박이였지만 올해는 무패를 이어가며 K-리그 팀들의 공포의 대상으로 각인됐다.

특히 성적은 물론 정규리그 4경기에서 '3-3-2-3골'을 터트리는 등 연일 '불꽃' 득점 쇼를 벌이며 현재 리그 팀 최다 골인 11득점을 기록 중이다. 현재 K-리그 팀 중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상주뿐으로, 올 시즌 화끈한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올해 상주에 거의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영향이 큰데 그 중심엔 6골을 혼자 담당한 김정우가 있다. 올 시즌 이수철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로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김정우는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과 위치 선정, 센스를 발휘하며 4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대구FC도 하위팀 반란의 중심에 있다.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하며 '동네북'으로 전락했던 대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승1무1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그가 거듭될수록 경기 내용도 갈수록 좋아져 탈꼴찌는 물론 한 자릿수 순위 진입도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이영진 대구FC 감독은 "코치 시절 같이 했던 선수, 지난해 눈여겨본 다른 팀 선수 및 지난해 대구에서 눈에 띈 선수들로 베스트 멤버를 구성한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새로 영입한 선수 중 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 예전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할수록 조직력도 좋아지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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