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경제 긴축 움직임 주시를

美 금리 인상 땐 국내시장 휘청…트리플 강세, 약세로 돌변할 수도

'잘 나갈 때 경계해라'

코스피 지수가 2100을 넘어서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등 장밋빛 청사진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주가, 원화, 채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긴축 움직임이 일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것.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가, 원화값, 채권값 등 트리플 강세가 주요국의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마저 금리 인상 등 긴축 조치를 단행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세와 중국의 두 차례 금리 인상,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국내에 악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트리플 강세는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일 기준 최근 16일간 4조6000억원을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순차적으로 원화 절상으로 이어진 것이 그에 따른 현상이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 3월 한 달간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금액은 1조원에 달했다. 특히 미국계 자금은 최근 6개월간 순투자 금액이 3조7000억원이나 됐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장기채 금리가 올라가지 않는 이유다.

우려스러운 점은 최근 유입된 외국인 투자 자금 중 '캐리 트레이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금리 국가에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나 수익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어디까지나 단기 투기성 자금.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거나 저금리 국가의 금리가 오르는 등 돈을 빼내야할 상황이 생기면 급속도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 들어온 자금은 기준금리가 0~0.25%에 불과한 미국의 달러 캐리 트레이드와 일본 대지진 이후 엔화 약세를 발판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일본의 재건 사업을 위한 엔화의 유턴을 경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트리플 강세가 별안간 트리플 약세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캐리 트레이드를 동반한 과잉 유동성이 전 세계 자산시장에 버블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이 가시화하면 캐리 자금 청산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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