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자신의' 행보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 장관은 최근 "'킹메이커'는 하지 않는다. 혼자라도 (대선에) 나간다"고 자신의 '항로'를 선언했다는 전언도 들린다. 이 때문에 최근 잇따르고 있는 친이계 모임이 단순한 내부 단속용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장관은 20일 자신과 가까운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과 저녁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달 13일 당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30여 명과 비공개 만찬회동을 가진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사태로 흩어진 친이계가 다시 뭉쳐야 한다. 이번 재보선 승리를 위해 우리 모두 뛰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만찬도 비슷한 자리라는 게 이 장관 측의 설명이다. 이 장관의 한 측근은 재보선 선거 승리와 이 장관과 가까운 안경률 의원의 5월 원내대표 선거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했다.
개헌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이 장관의 5월 이후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장관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일부에서 이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장관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재보선 후 여권이 격변 속으로 들어가더라도 '당권'보다는 '대권 도전' 등 다른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이 장관은 18일 대한불교 조계종 8교구 본사인 김천 직지사를 방문, 조실 녹원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장관은 이날 낮 KTX와 승용차를 이용해 직지사에 도착, 대웅전에 들러 삼배(三拜)를 하고선 곧바로 '명월당'으로 조실 녹원 스님을 찾았다. 이 장관은 약 10분간 차를 마시면서 녹원 스님에게 "불교계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는데 이제 서로 이해하고 관계가 복원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녹원 스님도 "이명박 대통령이 건강하시냐?"고 안부를 묻는 등 화해의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어 이들은 자리를 옮겨 비공개로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자리에 배석한 장명 총무스님은 "특별한 말씀이 없으셨다, 큰스님께서 "종단과 정부'한나라당이 불편한 관계에 있었지만 종단도 정부도 서로 노력하자"고 말씀하시고 이 장관께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셨다"고 밝혔다. 식사를 마친 이 장관 일행은 배웅 나온 녹원 스님에게 "심부름 시키실 일 있으면 말해달라"며 직지사를 떠났다.
이 장관은 20~22일 포항과 경주를 방문해 개헌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22일 경주에서는 경주 이씨 춘향대제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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