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뜩이나 힘든데…건보료 폭탄" 직장인 뿔났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25일 급여명세서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달 8만5천120원이었던 건강보험료가 이번 달에는 18만3천180원으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

한 달 만에 건강보험료가 10만원 가까이 뛰어오른 김 씨는 한동안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고 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갑자기 보험료가 두 배 가까이 인상된 것이 말이 되느냐. 월급은 그대로인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건강보험료를 인상한데 화가 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올해 보수월액의 5.33%에서 5.64%로,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이 156.2원에서 165.4원으로 올렸다. 연도별 건보료 인상률은 ▷2007년 6.5% ▷2008년 6.4% ▷2010년 4.9% ▷2011년 5.9%다.

보건복지부가 국민들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직장인들의 건강보험료를 올리자 시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직장인 이혜지(27'여) 씨는 "정부가 건보료를 올릴 것이라고 미리 이야기만 해줬더라도 월급을 확인하면서 이처럼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래 월급명세서를 잘 확인하지 않는 편이라 주변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면 건보료가 올랐는지도 몰랐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측은 지난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직장인들의 월급이 올라 정산 건보료가 예년보다 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임금을 기준으로 부과되는데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때문에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했던 기업들이 최근 임금을 인상하거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임금 인상폭이 커지면서 건보료가 함께 올라간 것일 뿐이지, 보험료율은 그대로라는 게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의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중부지사 관계자는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급여를 기준으로 매년 4월에 정산되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급여가 오른 직장인들의 경우 건보료가 다소 오른 것이다. 대한민국 전 사업자 근로자들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는 보험료율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건강보험료가 또다시 오를 것으로 보여 가입자들의 저항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26일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월별 자금수지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간 5천130억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며 이에 따라 연말 누적적립금이 4천462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 23일 열린 2011년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에서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방안으로 보험료율 인상이 거론됐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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