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국제육상대회 관심 없는 관중석

어른들은 돗자리 깔고 소주판… 아이들은 인라인스케이트 타고…

1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수변공원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시민 서포터스 발대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계육상연맹 212개국의 국기를 든 채 행진하고 있다. 1만7천여 명의 시민서포터스는 대회 기간 동안 참가국 선수들의 경기 응원과 안내, 환영
1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수변공원에서 열린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시민 서포터스 발대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계육상연맹 212개국의 국기를 든 채 행진하고 있다. 1만7천여 명의 시민서포터스는 대회 기간 동안 참가국 선수들의 경기 응원과 안내, 환영'환송행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2일 오후 최종 리허설로 열린 2011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가 잔뜩 과제를 남겼다. 조명'음향'영상 등 잘 준비된 경기장 시설과 교통 대책에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상황과 시민 의식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몰지각한 일부 관중이 술판을 벌이고, 대회 중반을 넘기자 객석이 텅텅 비는 등 시민의식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장 관중석의 상당 부분을 플래카드로 덮어 자리를 줄였으나 관중석은 텅 빈 느낌이었다. 대구 조직위는 3만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고 발표했으나 관중 수는 2만 명 남짓했다. 대구 조직위는 관중이 넘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홍보 부족 탓에 시민들은 대회를 잘 몰랐으며 육상에 대한 관심도 낮았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 대부분도 동원된 탓에 경기를 보지 않고 딴짓을 하거나 대회 중간에 자리를 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안내 방송에도 따르지 않고 장난치기에 몰두했고, 일부 시민 서포터스가 경기장 안팎에서 술판을 벌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대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을 떠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대회 막바지가 되자 관중석이 텅 비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인 세단뛰기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김덕현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는 박수를 쳐줄 관중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연호(27'대구 수성구 사월동) 씨는 "아예 객석 뒤편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이런 모습이 대구를 찾은 외국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모(26'여) 씨는 "몇 시간 동안 관람하려니 지루해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며 자리를 떴다.

또 경기장 안팎에서는 빈 맥주 캔과 컵라면 용기,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널려있었다. 일부 시민 서포터스는 돗자리에 불고기와 회 무침 등 안줏거리에 소주까지 싸들고 와 먹자판을 벌였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학생 홍보단 김소라(22'여) 씨는 "아이들이 지켜보는데도 관중석에 앉아 소주를 마시는 중년 남성도 있었다"며 "술집에 가지 왜 대회를 보러왔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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