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과학계와 산업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입지로 연구 및 산업기반, 정주 여건, 부지 확보 등 측면에서 포항-경주-울산으로 연결되는 동해안 지역을 최적지로 보고 있다. 특히 동해안 지역 입지여건이 타 지역보다 현저하게 높은데도 양적인 지표와 '국제벨트'와 거리가 먼 시군 간 시간거리 등 불합리한 평가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구'경북'울산 등 3개 시도는 판단하고 있다. 국제과학벨트위원회가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벌인다면 경북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지역이 입지로 선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속기클러스터를 통한 시너지효과
경북 동해안은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양성자가속기가 집적돼 있기 때문에 과학벨트의 핵심 연구기반의 하나인 중이온가속기를 한 곳에 집적했을 때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대구경북연구원 등은 분석하고 있다. 상이한 분야의 3대 가속기의 집적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융합연구가 가능하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속기의 건설과 운영에 대한 전문기술과 경험을 가진 인력이 대다수 경북지역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초과학연구원을 통해 중이온가속기까지 통합 운영하는 것이 분산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00명 이상의 전문인력과 30개 이상의 가속기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경주 양성자가속기사업단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대용량 선형 양성자가속기 제작 연구성과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이온가속기를 경북 동해안에 설치하면 2천억원가량의 건설'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탄탄한 산업 및 연구기반
경북 동해안에는 가속기뿐 아니라 기초과학연구소인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등 세계적 연구소가 있다. 또 포스텍과 한동대, UNIST 등 우수한 연구인력, 포항지능로봇연구소와 나노기술집적센터 등 연구인프라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특히 포항의 가속기클러스터, 구미의 IT, 울산의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대구의 섬유'기계부품'의료 등 기간산업벨트야말로 기초과학의 연구개발 결과를 사업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보고 있다.
포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 동해안에 국제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와 풍부한 연구인력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 과학벨트 입지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염영일 UNIST 석좌교수는 "가속기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는 포항이 거점지구로 적합하고, 기초과학의 R&D 결과를 구미와 울산, 대구를 통해 사업화할 수 있다는 점이 과학벨트 입지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정주 여건
과학계는 과학벨트 입지로 국제공항 및 전국 시도에서의 거리 등 지표보다 정주환경이 핵심 평가지표가 돼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과학계는 그 근거로 외국의 성공한 과학벨트도 접근성보다 정주환경에 초점을 맞춰 입지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프랑스의 최대 과학도시인 '소피아 아티폴리스'는 수도 파리에서 약 900㎞ 떨어져 있고, 미국 실리콘밸리는 수도권인 동부지역에서 먼 서부지역 전원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 독일 과학도시인 '드레스덴'도 서독에서 멀리 떨어진 구 동독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석굴암과 첨성대 등 과학적 문화유산이 풍부한 경주, 동해 푸른 바다에 인접한 포항과 울산 등이 정주환경 면에서도 다른 내륙지역보다 훨씬 앞선다고 지적하고 있다.
피터 풀데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소장은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를 포항에 세우기로 한 이유도 기초연구 인프라가 풍부한데다 청정 동해안, 역사'문화와 휴양기반을 갖춘 경주 등지의 정주 여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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