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는 불교의 자비가 사회 전반에 흐른다. 혼란한 듯해도 폭력 사태를 찾아보기 힘들어."
태국 불교문화 탐방에는 지역의 대학생 2명이 따로 참가했다. 이들은 나라 전체가 불교문화로 가득 찬 태국 곳곳을 돌아보고 느낀 점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이들을 따라 태국의 불교문화와 인근 여행지로 떠나보자.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길고 길었던 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나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세계지도. 지금 내가 당장 가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여행지로 내가 택한 3곳은 태국, 호주, 프랑스. 모두 배낭 여행객의 천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막연히 꿈꾸고 있던 태국여행을 무료로 여행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왔다.
우리나라의 한여름 날씨라던 태국은 역시나 숨이 막힐 정도로 후텁지근했다. 내 마음을 읽은 것인지 하늘은 금세 먹구름을 몰고 와서 억수같이 빗줄기를 쏟아냈다. 말로만 듣던 태국의 스콜이었다. 처음 태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당황할 필요가 없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비구름이 지나가기를 잠시 동안 기다리면 된다. 실제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내렸지만 조금만 그곳을 벗어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좋았다.
그렇게 변덕스러운 하늘이 나를 반겨주는 가운데 태국 여행의 첫째 날이 시작되었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어딜 가나 마주칠 수 있는 국왕의 사진이었다. 태국에서 국왕의 의미는 상상 그 이상이다. 국왕의 생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일정기간 축제를 벌이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한다. 그래서 '저 사람이 누구냐'고 하며 국왕의 사진에 손가락질을 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실제로 국왕의 사진에 낙서를 한 외국인 관광객이 징역 80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단다.
'태국의 잘생긴 얼굴, 방콕'.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던 파타야에서 이틀을 보내고 방콕으로 왔을 때 다른 도시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온 것 같다는 착각을 들게 했다. 그만큼 다른 색깔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태국은 불교국가로서 곳곳에 사원이 있다. 그 중 에메랄드 사원은 1천900여 개의 사원 중 최고로 꼽히는 곳이다. 에메랄드 사원에 들어가자마자 이 정도 장식은 익숙하지 않으냐며 허세를 부린 나였지만, 정말 온통 에메랄드와 같은 보석으로 치장되어 있는 듯한 화려함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곳에서 전통적인 불교 문화유적들을 둘러보며 파타야에서 이틀 동안 한껏 들떠 있던 내 마음이 아주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종교라는 것이 사람들의 생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사원을 구경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 빌딩 숲속이 눈에 들어왔다. 또 한쪽으로 흐르는 강을 따라 발달해 있는 수상가옥과 수상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방콕 관광의 색다른 매력이다. 특히 소형 모터보트를 타며 수상가옥을 구경하던 나에게 어느새 다가와 '천원'을 외치던 나룻배 아저씨가 생각난다. 무조건 천원을 연발하는 아저씨에게 호기심이 생겨 음료수 2병을 사면서 천원을 내밀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떠나는 아저씨가 다른 배로 가서는 음료수 5병을 2천원에 파는 것이 아닌가.
3박 4일간 짧은 여행 동안 내가 가끔은 태국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한 일들이 많았다. 호텔에서 문이 닫혀가던 엘리베이터를 황급히 잡아타고 '감사합니다. 코쿤캅'이라고 말한 나에게 들려오는 말은 '별 말씀을요'였다. 그리고 나서 서로가 배꼽을 붙잡고 한참을 웃었다. 그만큼 한국 관광객도 많았고, 그곳에서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천원짜리로 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지만 태국에서 천원은 정말 요긴하게 쓰였다.
3박 4일 여행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진정 행복한 여행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해준 소중한 여행 동반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사진 우동국(23·대구가톨릭대 호텔경영학과 2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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