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원내대표단은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역할이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성격이 규정되기 때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그런 국회 운영이 필요하다. 몸싸움 등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게 된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의 지시나 요청을 받아 법안을 처리하는 '거수기' 역할을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이를 당'정'청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지역에서 누구보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친이'였지만 이 정부 들어 한나라당 제1 사무부총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선거를 치르면서 실패는 했지만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3선의 최병국 의원을 상대로 선전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에 대해 그는 "수도권 소장파와 친박계 연합의 승리라고 얘기하지만 '이재오 대 비(非)이재오'로 분석되기도 한다"며 "나는 '친이'지만 친이재오는 아니다. 오히려 비이재오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비이재오라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당당하게 밝혀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이 장관의 힘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유승민 의원에 이어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와 관련, 그는 "(총선을 앞두고) 시당위원장을 하지 왜 원내수석부대표를 하느냐는 지적이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한나라당을 만드는 데 일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잘한 선택인지는 1년 후에 알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너무 부드러워 다소 유약한 인상으로 비치기도 하는 황 원내대표를 보좌하는 수석부대표의 역할에 대해 "수석부대표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악역을 맡아야 한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성 행보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래선가 청와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미진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다. 국민들이 이 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은 두 가지다. 화합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화합하라는 것은 당내 친이와 친박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고, 소통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또 이 특임장관이 주도해 온 개헌론을 "국민의 마음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이야기"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당장 그는 "다음 달부터 친이재오계는 물론이고 친박계 핵심 의원들과 많이 접촉해서 화합을 이루는 가교역할을 하겠다"며 "그 다음에는 정책으로 표현되는 소통에도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와 관련, 그는 "지역 민심이 많이 안 좋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도 민심이 울분에 차 있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유치해야 하는데 대구는 국가가 하는 모든 국책사업을 다 하겠다고 숟가락을 얹으려 달려드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했다. 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시와 정치권,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공감대를 갖고 시작해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 안 되면 이 정부가 지역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인식만 주게 된다. 그것은 대구시는 물론이고 정치권이나 시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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