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는 그렇게나 좋아하던 참외를 선물했더니 시큰둥 하더라구요"
"상주에서 교편잡는 딸에게 물김치를 가져갔더니 반응이 별로였어요. 고엽제 불안이 심각해요"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주민들은 떨어져사는 가족조차 칠곡 농산물을 불신할 정도로 고엽제 매립 파장이 크다고 말한다.
하루빨리 매립된 맹독성 고엽제의 종류, 분량, 독성물질 현황, 매립시기, 이동시기, 캠프 캐럴에서 추후 이동지, 처리했다면 처리방법 등을 자세하게 낱낱이 밝혀서 의혹을 풀어야만 칠곡이 살아날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해져있다.
"맹독성 고엽제를 600여 드럼 묻었다"는 스티브 하우스(퇴역 미군) 씨 등의 폭로가 나온 이후 환경부와 칠곡군은 조사에 착수했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 일대 지하수를 채취해 수질 검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경북 왜관 캠프 캐럴 부지내에 고엽제가 묻혀 있는지, 묻을 때 보호장치는 했는지, 고엽제의 종류는 무엇인지, 묻혀 있더라도 외부로 유출돼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엽제 매립과 분량 맹독성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이어져나오면서 칠곡 주민들은 불안하고, 칠곡외 시민들은 칠곡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등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군부대 주변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믿지 못하겠다" "미군부대 인근에서 퍼올린 지하수를 사용하는 칠곡교육문화회관 내 수영장을 이용하기 꺼림칙하다"는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유독 칠곡의 주민들 암발생률이 타 지역보다 높다는 사실도 고엽제 유출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이 우려와 속앓이를 동시에 하고 있다.
특히 칠곡의 참외는 벌꿀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크게 인기를 끌어왔는데, 이마저도 매도당하는 지경이다. 최근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돼 칠곡산 과일의 값이 많이 떨어졌다. 칠곡지역 참외값은 10~15% 떨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실제로 칠곡교육문화회관 수영장과 민방위 급수시설은 분기당 1회의 간이검사와 연간 1회 정밀검사를 통해 수질안전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엽제 사태 이후 심리적으로 꺼리는 주민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미화 뉴미디어국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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