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 한잔] 대구시 여성회관 주부 창업동아리 '마중물' 권말순 회장

"여성창업 아직 힘들지만, 미리 준비하면 가능성 많아요"

"전업주부들이 가정의 경제적 위기에 대비해 창업이나 취업을 꿈꾸지만 막상 일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평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대구시여성회관에서 창업 프로그램을 수강한 교육생들을 중심으로 한 창업동아리 '마중물'의 권말순(42) 회장. 2009년부터 4기 동아리 회장을 맡은 그는 여성이 주부, 아내, 엄마를 떠나 자기 일을 찾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어서 힘을 모아야 할 필요성 때문에 마중물이 결성됐다고 밝혔다.

"몇 년간 가정에만 충실하던 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경제활동을 하려면 창업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아이들 뒷바라지, 업종 선정, 입지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평소 여러 곳을 둘러보고 어떤 가게, 무슨 품목이 잘 되는지를 숙지해 놓으면 그만큼 창업의 꿈은 현실과 가까워진다고 믿어요."

전업주부들인 마중물 회원은 80여 명. 이들은 조리, 제빵, 홈패션, 도예, 목공예, 수공예, 리본아트, 손뜨개 등 여성회관에서 운영하는 14개 분야 창업프로그램 중 한두 강좌 교육을 마친 주부들로 각 팀별로 나뉘어 창업에 대한 정보 교류와 심화교육을 함께하고 있다.

"창업 전엔 반드시 예행연습과 기술쌓기가 필요합니다. 너도나도 무턱대고 창업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죠. 당연히 엄청난 경제적 타격도 받게 되고요."

이 때문에 회원들은 여성회관 1층 로비에 마련된 상설매장을 통해 두 달에 한 차례씩 '정기 판매전'을 열고 회원들끼리 자신 있는 물건을 만들어 서로 팔아보면서 소비자 반응 조사와 개선 기회를 갖는다. 창업 전에 제품 만들기와 판매를 겸함으로써 실상황처럼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

"조리팀의 경우 실제로 반찬을 만들어 팔아보면 맛과 품질을 평가받아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돼요. 여기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면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또 심화과정을 위해 마중물은 멘토 수업을 신청하거나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노하우와 정보를 입수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외지의 서울 남대문이나 전주 전통시장 등 현장답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각종 창업박람회도 빠뜨리지 않고 견학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4월 국가창업아이템 공모에서 '한지사 핸드백 사업'이 선정돼 창업의 꿈을 이뤘다. 또 지난해 10월엔 대구에서 열린 아줌마 축제에 비즈, 수공예, 리본아트 작품을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권 회장도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및 제빵제과 등 6개의 자격증을 따며 창업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언제가 저도 창업을 할 겁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무척 불안할 것 같아서요."

여성 창업이 힘든 여건에서 창업의지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취지의 마중물은 앞으로 회원 확충은 물론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 여성들의 창업을 도울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여성회관(053-310-0121)은 한 기수당 600여 명을 모집해 하루 3시간씩 4개월 과정의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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