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들의 처신이 거의 막장 수준이다. 툭하면 폭행'폭언 사태가 터지고 절도나 사기 등의 범죄로 구설에 오르지 않은 날이 드물다. 자기를 모른다고 동사무소에서 행패를 부려 지탄을 받은 성남시의회 이숙정 의원의 사례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훔치다 붙잡힌 용인시의회 모 의원의 경우에서 보듯 일부 의원들의 그릇된 행동거지 때문에 주민들이 눈살 찌푸리는 게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개탄하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이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이런 난맥상은 대구'경북 지방의회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현직 대구시의원이 지인들에게 거액을 빌린 뒤 잠적하는가 하면 다른 시의원은 찻집 여주인을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하다 경찰에 입건됐다. 북구의회 한 기초의원은 지역 행사에 의원들을 초청하지 않았다며 구청 간부에게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중구의회 의원이 구청 간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지난달 군위 군의원들끼리 술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술잔을 던지는 등 폭력사태로 번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사례들을 하나씩 열거할 때마다 민의를 대변하는 대표인 지방 의원들이 과연 주민 대표로서 자질이 있는지 심히 의심이 든다. 사태가 커지면 당사자들은 그저 "우발적이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말로 변명하기에 바쁘다. 궁색한 처지를 잠시 벗어나 보려는 상투적인 변명에 불과할 뿐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진정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지방의원들의 눈꼴사나운 행태를 계속 지켜보는 것도 신물이 난다. 지방의회가 의원 배지 달고 그저 폼이나 잡으며 특권만 챙기려드는 집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제 주민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혈세 거둬 많은 수당까지 주면서 이런 꼴을 계속 볼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지방의회의 자정 노력만으로 달라질 수 있다면 벌써 달라졌을 일이다.
일부 기초적인 소양도 갖추지 못한 자들을 의원으로 뽑았으니 의회가 제 위상을 갖춰 나가도록 질책하고 감시하는 등 그 책임도 주민이 져야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의원들은 주민소환제를 적극 활용해 철저히 솎아내고 지방의회가 민의 수렴과 정책의 장이 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주민이 관심 두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 지방자치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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