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임 의사를 밝혔다. 첫 번째 임기를 올해 말 마치게 되는 반 총장에 대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 상당수 유엔 회원국들이 재임을 지지하고 있고 다른 경쟁 후보들도 없는 상황이어서 그의 연임은 확정적이다. 반 총장은 이달 중에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통해 후보로 추천된 뒤 총회의 추인을 받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된다.
반 총장의 첫 임기는 순탄치 않았다. 유엔 사무국 개혁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으나 이를 밀어붙였다. 친미 성향이 강하고 중국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며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그러나 조용하지만 성실한 행보가 점차 빛을 발하면서 코트디부아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리비아에 대한 안보리 결의와 연합군의 군사 행동을 이끄는 등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분단국가 출신으로 '세계의 대통령'이 돼 유엔을 이끌고 있는 반 총장은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그는 특유의 강한 자제력을 바탕으로 성실한 조정과 중재에 나서는 한편 때로는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초기의 비판을 긍정적 평가로 바꿔 놓았다. 내년부터 5년의 임기를 새로 시작하는 그가 기후변화협약과 핵 없는 세상, 빈곤 퇴치, 분쟁 방지 및 해결 등 유엔의 당면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반도 문제에도 반 총장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는 연임 의사를 밝히는 자리에서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대화가 단절된 남북 관계에 반 총장이 활로를 열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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