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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값 등록금은 대학의 등록금 인하로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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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100개 사립대가 등록금을 빼돌려 적립금으로 쌓아둔 금액이 8천100억 원으로 드러났다. 한 언론사의 조사 분석에 따르면 홍익대가 54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역에서는 계명대가 327억 원으로 전국 3위였다. 등록금의 10% 이상을 적립한 곳도 18개 대학이나 됐다.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이화여대 7천389억 원, 연세대 5천133억 원 등 무려 10조 원대에 이른다.

그동안 대학은 학생의 반대 투쟁에도 등록금을 인상해 왔다. 명분은 학교 경쟁력 강화와 학생 복지를 위한 재투자였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적립금 실태를 보면 모두 허구로 드러났다. 대학 등록금이 비싼 이유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적립금을 쌓는 데 있었던 셈이다.

최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추진 의사를 밝힌 '반값 등록금'이 넓은 공감대가 있는 사안임에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등록금으로 학교 배불리기를 하는 사립대는 그대로 두고, 국민 세금으로 수조 원대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발상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22억 원의 적립금을 쌓은 수원대의 경우, 이를 등록금 인하에 반영하면 800만 원대의 등록금을 무려 30%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값 등록금을 위한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은 명백해졌다. 근본적으로 대학 등록금이 비쌀 이유가 없음이 밝혀진 것이다. 정부는 사립대와 재단을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 비도덕적으로 적립금을 쌓거나 재단 전입금이 법정 기준치를 밑도는 곳은 국가 지원을 줄이는 등 강제를 동원해서라도 등록금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등록금을 줄이려는 현재의 방침은 곧바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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