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 교육단체 등에선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맞벌이 학부모의 토요 휴업일 보육 부담과 사교육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하는가 하면 7월부터 20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되는 등 사회 전반적인 추세에 발맞춘 정책이라며 환영하는 쪽도 있다.
우선은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
남편은 대구의 한 제조업체 직원으로, 자신은 대형소매점에서 파트타임 직원으로 일하는 권모(36'여'달서구 신당동) 씨. 권 씨는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도입된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초등학교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고민이다. 권씨는 "지금도 퇴근 시간이 늦어 아이들을 학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교실'에 맡기고 있다"며 "토요일에 아이들을 하루종일 집 안에 가둬둘 수도 없고, 힘든 가정 형편에 학원을 더 보내기도 어려운 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역시 초교생 자녀를 둔 맞벌이 조모(39) 씨 부부. 조 씨는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된다고 하지만 아직도 토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는 근로자들이 많다"며 "토요일에 혼자 아이들을 두면 컴퓨터 오락에 빠지거나 PC방을 전전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조씨는 "할 수 없이 잘 아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다시 돌봐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이런 학부모들의 우려를 감안해 830억원을 투입, 현재 전체 17.9%(1천50개교)인 '토요일 돌봄교실'을 2012년에 3천개까지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도 토요일 돌봄교실이 잘 운영될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 한 초등학교장은 "단순히 아이들을 학교에서 보육해주는 것으로는 토요일 돌봄교실의 취지가 부족하다"며 "정부에선 예·체능 분야의 특기적성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하라고 하는데 강사 고용, 프로그램 진행 등에 따른 부담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을 반기는 의견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4일 "학생에게는 학습부담이 완화되고, 학부모에게는 가정교육과 체험학습의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에 대한 환영 의사를 밝혔다. 교총은 지난 3월 교원, 학부모, 학생 등 전국 7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77.8%, 학생 87.9%가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를 낸 바 있다.
주5일 수업제 전면도입은 올해부터 교육현장에 본격 도입된 창의적체험활동의 활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초'중학생 대상 체험학습 운영업체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현장 체험학습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 것으로 본다"며 "그뿐만 아니라 레저'여행 업체 등 여러 분야 업체들이 주5일 수업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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