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포초교(달성군 논공읍)의 한 교실에는 편백나무 목욕통이 설치돼 있다. 편백나무는 아토피 등 피부 질환에 좋은 피톤치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목재. 금포초교 학생들은 이곳에서 주기적으로 목욕을 하며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웬 호사인가 싶겠지만 여기엔 딱한 사정이 있다.
금포초교는 지난해 12명이던 1학년 신입생이 올해 5명으로 줄면서 폐교위기에 직면하자 전입생을 늘리기 위해 아토피 치료라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내세운 것.
금포초교 측은 "아토피 치료실이 운영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다시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가 될 것"이라며 "성적 향상 이외에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 가치가 다양화 되면서 이런 특색있는 학교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포초교처럼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추구하는 '행복학교'가 올 하반기 대구에 등장한다.
행복학교 사업은 대구시교육청이 소규모 학교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서촌초교(동구 중대동) 등 9개 초교를 시범학교로 지정, 운영한다.
시교육청 측은 "행복학교의 첫 프로그램은 친환경 교육과정"이라며 "학교 다양화 추세에 발맞춰 학부모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달성군과 팔공산 일대의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시키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학교는 금포초교를 비롯해 동문초교, 지묘초교, 화원초교, 서촌초교, 도림초교 등 9개 교로 이들 학교에는 아토피와 천식 등 환경성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토피 치료실, 유기농 식재료 사용 등을 사용하는 식생활 습관 개선, 보건교사를 통한 집중 상담과 관리 등으로 환경성 질환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집중적으로 개설된다. 특히 재학생 전체 수가 67명인 서촌초교의 경우 '아토피 없는 학교'로 지정, 각종 친환경 교육 과정을 시범 운영한다.
시교육청은 이들 친환경 학교에 대한 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행복학교'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교육과정 외에도 예'체능 교육과정, 영어 중점 교육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관계자는 "폐교 위기에 몰린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특성화로 전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답"이라며 "이번 행복학교 사업으로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를 높이고 학교 교육을 다양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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