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문의 펀펀야구] 프로야구단 증설

1990년대 초반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베이에서 프로야구단을 창설하는 것을 두고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이 투표에서 주민 80% 이상이 프로야구단의 창단을 희망했다. 탬파베이 주민들은 플로리다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머물러 있기보다 프로야구단을 가진 도시로서의 자부심을 갖길 더 원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96년 탬파베이 데블 레이스(가오리'현재 탬파베이 레이스)가 창단됐다.

미국 프로야구는 1960년 16개 팀이었으나 이후 여러 도시가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가지면서 1990년대에는 30개 팀으로 늘어났다.

8개 구단이 있는 우리나라에도 제9구단이 탄생했다. 야구팬 증가와 함께 야구단을 유치하려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제10, 제11구단의 탄생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단이 늘어나면 관중 증가 등 여파로 야구계를 비롯한 우리 사회 전반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따라서 야구단은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된다.

팀이 늘어나면 어떤 점들이 달라지며 어떤 변화가 올까?

우선 신생 팀이 사용할 현대식 야구장의 건립을 기대할 수 있다. 타 구단에 비해 구장의 시설이 열악하면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으므로 연고 도시에서는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선수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몸값도 덩달아 높아진다. 선수 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상 스타급 선수들의 은퇴 시기가 늦춰지고, 2군에 머물러 있던 선수들이 1군에서 활약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뉴페이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기대 이상으로 높아진다.

신생 구단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면 전력 평준화가 이루어져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신생 구단의 자금력이 선수확보를 위한 경쟁을 일으켜 선수 몸값도 가파르게 오른다. 중계권료도 더 비싸질 것이고 창단구단의 가입금도 증설 때마다 증가할 것이므로 구단의 가치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이와 함께 FA 제도나 용병 문제, 선수 노조 등 프로야구 전반에 걸쳐 빠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어쩌면 비로소 프로야구의 시장이 제 모습을 갖추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구단 증설에 앞서 올바른 선수수급을 위한 저변 확대와 이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야구장을 건립하고, 은퇴한 야구인들을 활용하는 방과후 야구교실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학생야구에 대한 제도를 개선하고, T-볼에서부터 연식야구, 소프트볼, 사회인야구에 이르기까지 야구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을 촉구한다.

야구가 생활 속에 존재한다면 콩 심은 데 콩 나지 않겠는가.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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