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이미지를 알리는 각종 공공조형물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주변 경관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민들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코앞에 앞두고 대구의 인상을 좌우할 대형 조형물이 오히려 대구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시내 공공시설물과 대형 건축물 앞에 설치된 조각상이나 상징물 등 조형물은 모두 72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취재진이 대구국제공항과 주요 관문도로, 대구EXCO 주변 등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24곳을 둘러본 결과, 6곳이 훼손됐거나 주변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스타디움 주변 조형물 8곳 중 3곳은 주변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고, 대구 도심으로 들어오는 관문 교량인 수성교와 동대구IC 인근, 안경특화거리 입구 등에 설치된 조형물도 주변 관리가 엉망이었다.
또 수직파이프를 이용해 대구 시목인 전나무를 형상화한 수성교의'신천의 기적'이나 팔공산과 대구섬유를 상징한 아양교 '그린게이트', 태양빛을 의미한다는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세계로! 미래로!' 등 11곳은 안내판이 없어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주변 경관과 조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택시기사 김경제(60·수성구 중동) 씨는 "타지역 사람들이나 외국인 방문객 중 공항이나 주요 관문도로에 설치된 공공조형물을 보고 의미를 이해하거나 신기해하며 관심을 가지는 손님은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며 "섬유 일색의 획일화된 조형물보다 대구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줘야 하고, 안내판도 잘 보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각 구·군은 담당 부서와 조형물 관리예산도 없다. 대구시내 모 구청 관계자는 "관리 주체도 모호하고 딱히 관리를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공공조형물은'양 보다는 질이 우선'으로 공공 조형물을 남발하기보다는 대구를 상징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조형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세계적인 작가를 초청해서라도 대구의 명물이 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홍순상 경북대 교수(시각디자인학과)는 "작품의 질 자체가 떨어지는 조형물이 상당수다.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조형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보다 개방적이면서도 엄정한 심사 잣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성현·백경열·황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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