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마구잡이 공사에 불안한 낙동강 다리들

홍수기를 맞아 낙동강에 가로놓인 수많은 교량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4대강 사업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무리한 강바닥 준설로 강물의 흐름이 달라지면서 교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왜관철교 붕괴 원인을 집중호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누가 봐도 우스운 일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다리를 보호하는 보강 공사마저 부실해 주민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 대구경북 지역 구간의 교량은 모두 48개다. 건설한 지 20년이 넘은 노후 교량만도 30%에 이른다. 특히 안동 인도교와 안동철교, 옛 고령교는 준공된 지 50~70년이나 된 낡은 다리다. 붕괴 위험성 등을 감안해 상당수 보강 공사를 하고 있지만 눈가림식이 태반이다. 교각 전반에 걸쳐 기초를 강화해 지지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교각 표면의 손상 부위만 제거한 후 대충 때우는 작업이 전부다. 심지어 설계 단계에서 보수공사가 아예 제외된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강바닥을 몇 미터씩이나 파내면서 이로 인한 영향 등 관련 조사와 보강 조치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무슨 공사든 안전이 최우선이고 기본이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서더라도 두 번 세 번 점검하고 확인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게 옳다. 이를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파내고 눈가림식 보강 공사를 하다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사업 시행자는 공기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낡은 교량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과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이를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 감독해야 한다. 안정성 평가 결과만을 내세워 그대로 방치하다 왜관철교와 같은 붕괴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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