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택시업계 '한 회사 多 노조'…사측과 밀착 現노조에 불만

새로운 노조 설립 신청 잇따라

버스'택시업계에 복수노조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부터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지역에서 한 회사에 노조가 3개인 버스회사가 나오는가 하면 추가 노조 설립 신고를 한 버스'택시 회사가 잇따르고 있다.

경주의 유일한 시내버스 회사인 '천년미소'에서 기존 노조 외에 2개 노조가 1일 추가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천년미소에서 조합원 105명으로 구성된 천년미소노동조합이 이날 노조설립 신고를 시에 제출했다. 또 이 회사 직원 29명으로 구성된 경주시내버스노동조합도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에는 기존 조합원 114명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소속의 천년미소지회가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추가로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2개의 노조는 모두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 단위노조"라며 "서류를 검토해 하자가 없으면 설립 신고증이 나가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버스와 택시 업계에 복수노조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대덕버스, 경북교통 등 버스 회사와 청구교통, 동신운수, 삼익택시 등 택시 회사에서 복수노조가 설립될 전망이다. 경북은 택시회사인 오성운수와 버스회사인 신안여객㈜에서 복수노조 설립 신청서가 제출됐다. 다른 지역에선 1일 신고된 전국 76개 노조 중 택시, 버스업종이 44개로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이처럼 버스'택시업체에서 복수노조가 많이 탄생하고 있는 것은 교통업계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버스와 택시는 대중교통의 가장 근본이 되는 업종인 탓에 사용자 측이 노조를 집중 관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주와 밀착이 된 경우가 적지 않고, 노조위원장의 경우 특별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노조에 불만을 품고 있던 조합원들이 별도의 노조를 설립하려는 욕구 또한 강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남대식 버스본부부본부장은 "과거 업주 측에서 운수업계 노조를 완전히 손아귀에 쥐었고, 현재도 이런 경향이 강하다. 이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이 별도의 노조를 설립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신동진 의장은 "운수업계는 고용이 불안하고, 이직률이 많아 상급단체에서 침투하기 쉽고 노조를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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