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건강성과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의 하나가 계층 이동의 유연성이다. 가난해도 성실하게 노력하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은 계속 부유한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역사가 잘 말해준다. 우리 사회도 그 문턱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울려 대고 있다.
빈곤에서 탈출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빈곤층의 70%는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는 그런 경고음이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8년 상위층으로 올라간 빈곤층 비율은 31.1%에 그쳐 1990~1997년의 43.6%, 1998~2005년의 43.5%보다 크게 줄었다.
또 빈곤층 바로 위인 중하층의 계층 상승 비율도 28.2%로 같은 기간의 33.5%, 33.7%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반면 중하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한 비율은 17.6%로 같은 기간 12.0%, 15.9%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빈곤층의 비율도 12.1%로 1990~1997년(8.4%), 1998~2005년(10.4%)보다 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한번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좀처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구조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규모 세계 13위'는 공허한 소리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잘살려는 노력은 대부분 도로(徒勞)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뭘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을 뿌리내리게 하고 종국적으로는 계층 간 갈등과 증오로 발전한다. 그렇게 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밑에서부터 뒤흔들릴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그것도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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