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대구경북에 내린 장맛비에 낙동강사업의 일환인 안동 송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현장이 쑥대밭으로 변해버렸다.
안동지역에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300㎜의 비가 쏟아지면서 마무리 단계였던 송야천 5개 '간이 보'(洑'하상유지공) 가운데 4개가 파손되거나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으며, 하천 물길까지 뒤바뀌었다. 게다가 갑자기 늘어난 물과 함께 쓸려 온 나무 등 부유물이 보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여수로'를 막아 댐 역할을 하면서 하천물이 범람, 인근 도로와 논 등이 유실되는 피해를 가져왔다.
안동시 관계자는 "송야천과 연결되는 낙동강 구간의 엄청난 양의 준설로 송야천 보 건설 전 이미 유속이 빨라졌으며, 이번 장마로 하천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지반이 침식되고 보가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안동시는 2012년 6월 준공 예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안동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낙동강 본류와 송야천 합류지점에서 서후면 이송천리까지 6.3㎞ 구간에 5개의 '보' 설치, 하도정비, 호안'제방 공사 등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평소 보 역할과 임시 교량 역할을 하면서 낙동강 본류의 모래유입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총 공사비 90억원(국비 60%, 도비 10%, 시비 30%) 가운데 지금까지 4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이번 장맛비로 사업현장 가장 하류쪽 보(1보)는 완공단계였으나 물길을 이기지 못하고 반쯤 쓸려 내려갔으며, 이 여파로 인근 도로 40여m가 함께 유실돼 응급복구한 상태다.
또 이곳에서 150여m 상류에 설치된 2보는 갈수기 때 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보 가장자리에 만들어 놓은 '여수로'가 떠내려온 나무 등 부유물에 막혀 강물이 범람, 인근 농경지 6천여㎡가 휩쓸려 유실됐다. 이 때문에 하천 인근에 위치한 김모(56) 씨의 주택은 물길에 논과 둑이 쓸려 내려가면서 생긴 3m정도의 절벽위에 덩그러니 서있는 모양새다. 김 씨는 강물 범람으로 논 유실과 함께 오리 등 가축 30여 마리가 물에 떠내려가는 피해를 입었다.
4보의 경우 보 날개를 조성한 이후 레미콘과 잡석으로 속을 채우던 상태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보 아래쪽이 물살에 휩쓸리면서 보 날개가 공중에 뜬 것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송야천 인근 주민들은 "이번 사고는 낙동강 공사로 하상이 낮아지면서 유속이 빨라져 일어난 '인재'"라며 "이 정도 빗물에 보가 부서진 것은 '부실시공'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강물이 쏟아지면서 미처 완공되지 못한 보들이 파손됐다. 공사피해에 따른 모든 책임과 응급복구 등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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