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곳곳에서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건물들이 방치되면서 흉물로 변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6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도로변에 위치한 지상 4층 높이의 앙상한 철제 구조물에는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10년 넘게 공사가 중단된 이곳에 공사가 재개되리라고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곳에는 연면적 3만1천202㎡에 지하 6층, 지상 19층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13년째 공사가 중단됐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시행사와 시공사가 자금난으로 넘어지면서 공사가 중단됐고 공정률 20% 선에서 그쳤다.
인근 상인 김채양(72) 씨는 "앙상하게 남은 골조가 떨어지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다. 밤에는 청소년 들이 공사장에 들어가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구청 건축과 관계자는"다음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주민들의 민원이 많지만 언제 공사가 다시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북구 복현동 복현오거리에 있는 '골든 오피스텔(가칭)'도 '흉물'로 변했다. 지상 18층까지 올라간 건물은 흰색 페인트칠을 해 번듯한 외형을 갖췄지만 건물 앞에는 어른 키만한 잡초가 무성히 자라고 있다.
북구청에 따르면 1989년 상업용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이 건물은 12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연면적 4만여㎡에 지하 6층, 지상 18층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었지만 시행사와 시공사 간 채무관계가 해결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됐고 앞으로도 공사가 재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공사중단으로 도심에 방치된 건물이 13곳에 이른다. 대구 동구 불로동에 있는 연면적 3만7천㎡인 한 아파트는 15년 넘게 방치돼 있다.(표 참조)
주민 김영아(23'여'북구 복현동) 씨는 "늦은 시간에 불 꺼진 건물 앞을 지날 때는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건물을 부수든지 빨리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불안해했다.
대구시 건축과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된 건물에 대해 행정기관이 개입해 공사 진행을 압박할 수는 없고 공사장 건물 주변 환경에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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