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아파트 전세난이 중소형에서 대형으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지난해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다 시공사들의 미분양 전세 아파트 임대 기간도 속속 만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방학 시즌을 맞아 이사를 서두르는 수요자가 늘면서 수성구 학군을 중심으로 전세값 급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 전세난은 시장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돌면서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며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전세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중되는 전세난
부동산 114에 따르면 하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은 810가구로, 올 상반기(1~6월) 4천373가구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올 한해 입주 물량은 지난해 대비 52% 감소한 5천183가구. 부동산 시장 침체로 2007년 이후 분양 물량이 급감한 탓이다.
특히 시공사들의 전세 물량도 크게 줄면서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임대 기간이 끝나는 시공사 전세 물량은 15개 단지, 4천252 가구로 대다수 시공사들은 전세 물량을 가격할인을 통해 재분양에 나서고 있다.
지역 입주물량은 2008년 3만192가구(공공임대 포함)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1만5천707가구, 지난해 1만2천607가구로 줄었고 올해는 7천258가구로 40%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을 중심으로 한 전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대구 전세 가격 상승률은 9.1%로 이미 지난해 전체 상승률 6.3%를 앞지른 상태다.
구'군별로 보면 달서구가 12.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북구 8.6%, 수성구 7.5%, 동구 4.4%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 대구경북 이진우 지사장은 "입주 물량이 2008년 이후 정점을 찍은 뒤 대구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전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수성구를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전세값이 최근 4천만, 5천만원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대형 아파트도 전세난 가세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 아파트도 전세난이 일고 있다.
'중소형=상승세, 대형=약세'란 공식을 깨고 지난해 겨울부터 대형 아파트까지 전세값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평형에서 전세난이 일고 있다.
중소형 전세 품귀 현상으로 대형 아파트로 전세를 옮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시공사들의 미분양 전세 물량 대부분이 대형 위주인 때문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지난겨울 이후 수성구 범어동과 수성동 일대 미분양 전세 물량 만기가 끝나면서 대형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신규 공급이 줄어든 것도 대형 아파트 전세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없는 대형 아파트 전세 가격도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구 대형 아파트 전세가는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3% 이상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대형 아파트 전세난은 미분양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9천916가구로 지난해 동기 1만6천300가구에 비해 6천300여 가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만 팔린 미분양 아파트가 645가구에 이르며 지난해 이후 월평균 500가구 이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현재 준공 후 미분양은 7천530가구로 이중 150㎡(45평)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 비율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 계약자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매매가 되고 있어 전세 물량은 거의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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