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하고 음산한 분위기였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은 커다란 두 개의 지하 동굴에서 시작됐다. 입구 왼쪽에는 운영동굴(1천415m), 오른쪽에는 건설동굴(1천950m)이 있다. 동굴 지하 가장 아래쪽에 방폐물 드럼을 적재하는 사일로(SILO'처분시설) 6개가 있는데 10만 드럼이 들어갈 수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11일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건설 현장을 개방했다. 공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언론사 취재진과 방폐장 현안해결을 위한 지역공동협의회, 민간환경감시기구에 방폐장의 지하시설을 공개했다. 방폐물을 최종 처분하는 사일로 공사 현장은 이번에 처음 개방됐다.
방폐장은 공사 기간이 2년 6개월 연장되면서 연약 암반과 지하수 유입 등에 따른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사일로 구간은 암반 등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로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지는 미지수다. 공단 측은 이날 하루 5차례로 나눠 방폐장 건설 현장을 공개하면서 각 방문단에 1시간여씩만 할애, 전시성 개방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방 행사에 당초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최양식 경주시장, 김종신 한수원 사장이 방폐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지사 등은 방폐장현장을 찾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수명 연장 논란이 일고 있는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이 임박하면서 지역의 반대 여론이 거센 민감한 상황이어서 김 지사가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학적인 보강을 통해 시공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 새로 나온 조사 자료를 갖고 충분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이달 중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2차 공개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방폐장은 현재 종합 공정률이 80%이며 내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방폐물관리공단 이용래 이사장 직무대행은 "방폐장이 준공 1년여를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은 우리 공단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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