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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10년 된 새차 있고 1년만에 헌차고 있어"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상득 의원(포항남'울릉)이 자신을 "10년이 지나도 깨끗한 차"에 비유했다. 일부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마치 자신을 겨냥해서 쏟아내는 듯한 '중진 물갈이론'에 맞서 나이와 선수가 문제가 아니라며 내년 총선 출마의지가 불변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북지역 의원 오찬모임에서 나이를 주제로 한 농담이 이어지자 "연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1년 만에 고장 나는 차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부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의원들 사이에 오간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였지만 '언중유골'(言中有骨)이란 시각이 많았다.

이 의원은 이날 실제로 정치와 관련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차기 경북도당 위원장 선출에 대해선 "경선을 하면 창피하지 않겠느냐. 가능하면 합의해서 원만히 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위원장 선출을 위한 협의체를 이끌어달라는 요청에는 "그럴 입장이 아니다.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정치문제에 국한해서는 지금까지 해 온 '2선 행보'를 계속했다.

이 의원은 대신 심혈을 쏟고 있는 자원외교 설명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달 25일부터 페루'볼리비아'에콰도르 등 남미 3개국 방문길에 나서는 한편 지난 2년여 간의 자원외교 경험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자동차 연식' 발언의 의미는 작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일부 수도권 소장파들이 제기한 '현역 의원 불출마 도미노 필요' '영남 중진 물갈이론'의 핵심 타깃이 이 의원이기 때문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의 변화를 보일 수 있는 게 인물이다. 예외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날 자동차 연식 이야기는 이런 당내 움직임에 대한 우회적인 '화답'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의원은 9일 매일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나이를 공천 기준으로 하는 나라는 없다"며 "나는 끝까지 내 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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