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립 울진 의료원 잇단 오진, 왜 이러나…

환자들 다른 지역 병원으로…수년째 적자 허덕

#1.

이달 1일 울진경찰서 A과장은 현장을 돌아보던 중 발을 헛디뎌 제방 아래로 떨어졌다. 옷이 다 찢어질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울진의료원에서는 X-RAY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며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며칠 후 A과장은 계속되는 통증을 견딜 수 없어 포항 사랑병원을 찾았다. 뼈에 금이 갔다며 전치 6주 판단을 받은 A과장은 병가에 들어갔다. A과장은 "X-RAY 판독도 못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2.

지난 5월 울진경찰서 죽변파출소 직원이 행방불명되는 소동이 있었다. 이 시각 직원은 단순 주취자로 울진의료원에 10시간 이상 방치돼 있었다. 이후 미동도 하지 않는 그를 이상하게 여겨 포항S병원으로 옮겼다. 결국 이 직원은 뇌졸중 환자로 판단됐고, 아직 중환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뇌졸중 환자를 빠르게 조치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군립 울진의료원의 질 낮은 의료서비스가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울진의료원 사정상 새로운 의료기기 도입이 힘들고, 도서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의료진 확보도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주민들은 몸이 아프다 싶으면 아예 포항이나 강릉으로 발길을 돌린다.

울진의료원은 지난 2003년 개원과 동시에 경북대 의대와 위수탁운영 계약(8년)을 맺고 운영에 들어갔지만, 매년 적자에 허덕였다. 울진군이 해마다 5억을 지원해줬지만 의료원은 회생방안을 찾지 못한 채 지난해까지 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울진군의회는 울진의료원의 적자가 퇴직급여 충당금 120억원 등을 합치면 15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용훈 의원은 군정질문을 통해 "울진의료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질높은 의료서비스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진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원의 문제는 주인의식 없는 위수탁 제도에서 비롯됐다"며 "신경과 및 소화기 내과에 전문의를 투입하고, 입원환자를 늘리는 등 홀로서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문제가 불거져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울진의료원은 지난해 9월 경북대 의대와 위수탁 계약이 끝나자 새로운 계약자를 모색했지만 경영상의 이유로 마땅한 병원이 나서지 않자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공중보건의 8명, 일반의사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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