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3시 대구 북구 롯데백화점. 여성매장 한 켠에 독특한 인테리어를 한 매장이 눈에 띄었다.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한 번씩 기웃거리다 안으로 들어섰다. 서은진(26'여) 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 다른 브랜드가 있었는데"라며 신기한 듯 매장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서 씨는 "팝업스토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며 "잠깐 생겼다가 없어지는 매장이라니 다음에는 어떤 브랜드가 들어설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소비자들의 심리에 맞춰 '즉석경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일주일 정도 생겼다가 사라지는 '팝업스토어'와 일주일마다 신상품이 나오는 'SPA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동안 신규 브랜드나 신상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이다. 소비자들의 궁금증과 기대감을 이용해 매출을 극대화 시킬 수 있어 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새로운 매장을 만들기 전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팝업스토어를 이용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는 올 들어 2개의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새로운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면 브랜드를 알리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팝업스토어는 신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선뜻 사기 어려운 고가의 전자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보고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자제품 업체들은 신제품을 홍보하는데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새학기를 시작할 때 캠퍼스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노트북, MP3 등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디지털기기를 홍보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LG전자는 5월 동성로 한 카페에서 새롭게 선보인 3D TV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손님들이 3D 안경을 쓰고 TV를 체험하는 것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LG전자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는 품질 좋은 전자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 번화가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 만으로도 광고효과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은 빨리 빨리를 외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신제품도 빠르게 출시하고 있고 패스트 패션이라 불리는 SPA 브랜드도 해마다 생겨나고 있다. SPA는 'Speciality retailer or private label apparel'의 약어로 의류 기획과 디자인, 생산, 제조, 유통, 판매의 전 과정을 맡는 브랜드다. 한 회사에서 모든 과정이 이뤄지다 보니 보통 1, 2주 만에 신제품이 나온다.
동성로 인근에도 몇 년 사이 이런 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늘었다. ZARA, GAP, 유니클로 같은 해외 브랜드와 SPAO, MIXXO 등 국내 브랜드의 매장도 등장했다. ZARA 매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인영(27'여) 씨는 "매주 쇼핑하러 나올 때마다 신상품이 나와 있어서 항상 들른다"며 "보세 옷가게보다 더 빠르게 유행을 반영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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