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욱의 박정희 이야기] (37)아, 박정희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국내외서 논쟁의 대상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국내에서와 달리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동남아'라틴아메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도 그의 지도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의 경우 한쪽에서는 위대한 민족지도자로 추앙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독재자로 매도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지만, 정치 지도자의 경우 공이 있으면 과도 있게 마련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과 관련해서 그 공적이 남다르다. 그는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저마다의 힘을 경제발전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경제발전에 있어서 '잘살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가 첫 번째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는 경제발전이라는 확실한 국가 목표를 제시하였고, '잘살아보세'와 '조국 근대화'라는 구호를 내세워 국민들의 의지를 한군데 결집시켰다.

1960~1970년대에 기업가와 회사원은 수출 역군이라는 자부심으로, 노동자들은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공무원들은 조국 근대화의 선도자라는 사명감으로 뭉쳤다. 하나같이 보람과 의욕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했고, 열심히 일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국민들을 이끌었다는 게 가장 큰 공로이다. 따라서 그 같은 리더십은 마땅히 인정받아야 한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우리나라의 최대 과제는 경제개발을 통한 빈곤 퇴치였다. 당시 국민 절대다수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가난이었다. 정치적 성향이 강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가난보다 억압이 더 큰 문제였을 테지만,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가난이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적이었다. 가난 때문에 배고픈 자식들에게 밥을 줄 수 없고, 병든 자녀를 치료받도록 하지 못한 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것처럼 괴롭고 비참한 일은 없다.

어떤 사람들은 군사 쿠데타가 없었다면, 민주 정부가 경제개발을 추진해서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당시 우리네 정치'사회 환경에 비추어 보면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독재 없이, 인권 유린 없이, 민주질서와 법치주의의 훼손 없이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게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이상적인 경로를 따라서 발전한 경우가 없다.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이상과 거리를 둔 채 현실적 논리에 따라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과오는 주로 정치 분야에서 나타났다. 정의와 자유와 인권 유린, 또한 민주질서와 법치주의의 훼손, 그리고 '10월 유신' 같은 초법적인 정치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다른 것들을 희생하더라도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였다. 자유보다 생존이 우선이었던 그때 그 시절, 경제개발로 생존 문제를 해결했던 공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와 함께 오늘날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문명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터전을 갖추게 된 것도 그의 공이라 하겠다. 저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테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역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2011년 5월 16일, '박정희 체제 인식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2.6%가 '국가 발전에 긍정적'(매우 긍정적 42.9%'다소 긍정적 39.7%)이었다고 답한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13.1%(매우 부정적 4.6%'다소 부정적 8.5%)로 나타났다. 특히 남녀노소와 지역'직업'학력'소득'이념성향을 뛰어넘어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5'16의 5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와 한국정당학회가 공동기획으로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국부(國富)의 증대가 이 나라를 지키고, 한민족의 정통성을 제고하는 지름길이라 믿었다. 헐벗고 굶주리는 국민에게서 애국심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념이 양극화된 한반도 상황에서 국민경제의 고도성장은 가까이는 대한민국의 안보증대책으로, 장차는 통일대비책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한을 달래며 조국 근대화의 꿈을 실현시킨 위대한 인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여기저기서 역사 발전에 기여한 그의 공적을 기리고자 애쓰고 있음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하겠다. 또한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영광의 역사로 발돋움하는데 있어서도 크게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각설하고, 이쯤에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행복하세요.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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