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리 가본 대구세계육상 선수촌…"볼트도 깜짝 놀랄걸"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집'은 '선수촌'이다. '얼마나 편안하게 머물며 안정을 찾느냐'가 경기력에 직결되는 만큼 경기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선수촌이다. 일반인은 들어가 볼 수 없는 선수들의 '안식처', 선수촌의 속살을 미리 살짝 들여다본다.

선수촌 정문으로 들어서자 육상 선수들이 힘차게 질주하는 모습을 담은 알루미늄 조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한국 전통 기와 담장과 함께 정자가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정자 옆으론 어리연 등 각종 수생식물로 덮인 개울이 졸졸졸 흐른다. 징검다리도 앙증맞다. 정자 옆에 설치된 안개등은 선수촌의 운치를 더한다. 선수촌 광장 오른쪽 2층에 보이는 바(bar)의 테라스도 평온해 보인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차로 5분 거리의 동구 율하동 택지개발지구 내 4만9천975㎡에 자리 잡은 선수촌은 모두 9개동, 528가구다. 객실엔 침대, 회의용 탁자, 텔레비전, 에어컨, 냉장고, 옷장, 전자레인지 등 20여 종의 집기가 벌써 자리 잡아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평수에 따라 5~8명이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한다. 동과 객실도 선수들의 동질감과 안정을 위해 같은 언어권별로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당은 지하주차장에 마련됐다. 2천300㎡ 규모에 1천500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다. 배식대 6대와 조리시설도 모두 설치됐다. 이번 대회 선수촌의 특징 중 하나는 각종 편의시설이다. 선수들을 위한 편의'휴식 등 부대시설이 122개나 된다. 은행, 이'미용, 마트, 영상감상실, 전자오락실 등은 이미 시설이 다 갖춰져 10일 조기 입촌 때부터 가동되고, 디스코텍과 체력단련장, 사우나, 바, 당구장 등 부대시설은 공식 입촌하는 20일부터 운영돼 선수들의 편안한 휴식을 돕는다. 오락실엔 각종 오락기와 함께 외국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노래방도 마련됐다.

선수동과 지원동 사이엔 한국의 농촌 풍경을 연출하는 호박'수세미 등 20가지 넝쿨 식물로 조성한 넝쿨 터널과 텃밭이 자리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대회 선수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연습장이다. 역대 대회 땐 선수들이 연습장을 이용하려면 선수촌에서 나와 최소 1시간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지만 이번 대회 땐 선수촌 바로 옆 금호강변에 마련돼 선수들은 작은 도로만 하나 건너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하다. 이곳엔 400m 트랙, 도약 경기 연습장, 경보 코스, 투척연습장(포환'원반'해머'창던지기), 마라톤 연습코스(폭 5m, 길이 1.1㎞)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선수촌 바로 곁에 연습장을 마련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김영수 선수촌 부장은 "객실'거실을 꾸미는 인테리어 작업과 소모품 비치, 꽃 단지 조성 등 일부 작업만 남기고 거의 마무리됐다. 8월 2일쯤 모든 단장이 끝난다"며 "선수촌 정문 중앙 광장엔 화분 3만5천 본과 사과나무 대형 분재 34본을 비치, 대형 화원을 조성해 선수들에게 즐거움과 편안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선수촌 운영 기간은 8월 10일 조기 입촌 때부터 9월 5일까지 27일간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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