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어촌공사, 대구시에 "수성못 사라" 생태복원사업 '암초'

대구시 예산 100억 필요…"무단점유 공사 땐 중단 조치"

수성못 생태복원사업이 한국농어촌공사와 대구시의 매각, 매입 다툼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시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겨냥해 수성못 일대에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성못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수성못 매입 후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대구시가 수성못 매입을 않을 경우 공사 중지 요청까지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앞서 수성못 둑 산책로에 마사토 포장을 완료했고 관람데크 증설과 둑에 화초류를 심는 등 손님맞이에 나섰다. 또 100억원을 들여 2013년까지 이곳을 친환경생태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생태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수성못은 전체 면적 20만㎡ 중 농어촌공사가 15만6천여㎡를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4만4천여㎡는 대구시가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농어촌공사 달성지사 측은 "농업기반시설에는 관람데크 같은 영구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데도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대구시가 수성못을 모두 매입한 후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대구시에 공문을 보내 수성못을 모두 매입하거나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공사 중단을 요구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예산 부족으로 수성못 전부를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성못 전부를 사들이려면 100억원 이상 필요하다. 빠듯한 대구시 살림으로는 엄두도 못 낸다"며 "대구엔 공원이 740곳 있는데 이 중 80%가 사유지다. 다른 공원과의 형평성 때문이라도 농어촌공사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대구시에 수차례나 매입 여부에 대한 의견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답변이 없었다"며 "이번 요구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이 없으면 대구시가 남의 땅을 무단 점유해 공사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어 공사 중단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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