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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 예산, 쓸 곳은 쓰되 줄일 곳은 과감히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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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를 또다시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는 우리에게도 조심하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함부로 빚을 내다가는 빚의 복수에 당한다는 경고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재정 건전성을 최우선 잣대로 삼아 내년 예산 편성 기조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정부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 예산과 기금 규모는 332조 6천억 원이나 된다. 올해보다 무려 7.6%나 늘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4.5%를 크게 웃돈다. 이는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복지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포함시키면 실제 증가율은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입이 대폭 늘어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재정 팽창이다.

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내년 선거를 겨냥한 무분별한 '복지 경쟁'을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 예산은 한 번 늘어나면 줄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등 꼭 필요한 부분도 있다. 지방경제 회생을 위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를 감안해 우리의 재정 형편에 맞게 지원 대상과 수위를 조절하는 절장보단(截長補短)의 지혜가 필요하다.

감세도 재검토해야 한다. 여당은 철회키로 했지만 정부의 자세는 요지부동이다. 수입은 늘어나고 쓸 곳은 줄여야 재정이 건전해진다. 감세를 고집하며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묘수는 없다. 더구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도 혜택이 돌아온다는 감세 정책의 전제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는가. 아울러 정부 스스로 불요불급한 사업을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 쓸 곳은 쓰되 줄일 것은 과감히 줄이는 것이 재정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 건전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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