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돌부처 오승환 334경기 200S 최소경기 세계신기록

삼성 오승환이 1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프로 최연소
삼성 오승환이 1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프로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의 대기록을 달성한 뒤 마운드에 올라 손을 들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삼성 라이온즈 철벽 마무리 투수 오승환(29)이 마침내 웃었다. 1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한'미'일을 통틀어 최소 경기 200세이브를 달성한 직후였다.

오승환이 한국 프로야구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오승환은 이날 삼성이 6대3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등판, 1.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9회 2사 후 KIA 이현곤을 1루 직선타로 막아낸 후 '돌부처' 오승환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9천400여 명의 대구 야구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전등을 밝히며 '오승환'을 외쳤다.

2005년 삼성의 파란 사자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이날 200세이브의 마지막 방점을 찍으며 1999년 김용수(전 LG), 2007년 구대성(전 한화)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 통산 세 번째로 2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만 29세 28일의 나이, 프로 334경기 만에 기록을 달성하면서 구대성이 갖고 있던 최연소(37세 11개월 12일), 최소경기(432경기) 200세이브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오승환은 더 나아가 120년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나 70여 년의 일본 프로야구가 보유한 최단기간 200세이브 기록까지 넘어섰다. 일본은 사사키 가즈히로(요코하마)가 370경기 만에, 메이저리그에서는 조나단 파펠본(보스턴)이 359경기 만에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보다 25경기를 앞당겨 최소경기 세계 신기록을 갖게 됐다.

경기고-단국대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1번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오승환은 데뷔 첫해부터 빠른 공과 강한 심장을 앞세운 특급 마무리로 군림했다. 그해 4월 27일 대구에서 열린 LG전에서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오승환은 그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최우수 선수에 올랐고, 2006년엔 47세이브를 기록,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보유했던 아시아 최다 세이브(46)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7년 9월 18일 광주 KIA전에서는 최소경기(180경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선발과 중간 투수들이 마무리 상황을 만들어주는 등 동료의 도움을 받았기 200세이브를 달성할 수 있었다. 1호 세이브부터 200호 세이브까지 함께해 준 (진)갑용이 형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00세이브까지 두 차례 큰 시련을 겪었기에 오승환의 대기록 달성은 더욱 의미가 있다. 오승환은 단국대 재학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도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오승환은 "올 시즌 부활하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할 것 같아 독한 마음을 먹었다"며 "삼성이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어 올 시즌은 개인기록보다 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300, 400세이브를 할 때까지 도전하겠다"면서 "선발투수만 희망하는 아마 선수들이 저로 말미암아 전문 마무리 투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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