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영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지방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총선'대선 공약을 총괄할 총선기획단을 구성해 거기서 신공항 재추진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겠으며 그렇게 되면 영남권 신공항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전당대회 대구'경북권 비전 발표회에서도 같은 말을 한 바 있다.
대구'경북으로서는 홍 대표의 이 말이 반갑기보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앞선다. 대통령의 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년여를 질질 끈 끝에 결국 백지화된데 따른 자연스런 반응이다.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은 백지화의 이유로 "국익에 반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홍 대표의 생각에는 4개월 만에 그런 이유가 사라지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이런 점에 비춰 홍 대표의 신공항 재추진 발언은 국익 차원이 아니라 선거에서 영남지역의 표를 좀 얻어보겠다는 의도의 발로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기자들과의 문답과정에서 "영남권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고 한 그의 발언은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영남권의 선거 민심이 무서워서라면 재추진되는 신공항 역시 백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동남권 신공항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다. 그것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영남에서 표를 얻지 못해도 건설해야 하는 것이 동남권 신공항이라는 얘기다. 동남권 신공항을 재추진하면 영남이 또다시 표를 몰아줄 것이라는 영남사람들에 대한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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