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박찬호 서울 강동구의회 의원

집수리 봉사단체 활동하다 정계 입문

"시민운동 진영의 제도권 진출 모범 사례로 기억되길 희망한다"는 박찬호(42'민주당) 서울시 강동구의회 의원은 여느 구의회 의원들과는 조금 다른 정치 인생을 살아왔다. 동료 의원 대부분이 지역구 국회의원과 호흡을 맞추며 지역에서 지지세를 넓혀온 데 비해 그는 철저하게 '시민' 속에서 성장했다. 시민단체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뒤 서울 강동구의 집수리 봉사단체, '해 뜨는 집'에서 활동하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서민들의 집을 고치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만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깊어졌습니다. 시민운동 진영의 의회 진출이 시민과 의회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 의원이 걸어온 길은 요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 주창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융복합'의 과정이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면서도 방송엔지니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정보통신기술에 익숙한 특기를 살려 영상과 인터넷을 하나로 묶는 구상을 사업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또 가족의 생계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금융자격증(국제재무설계사'CFP)을 획득, 자산관리사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요즘엔 유학(儒學)에 심취해 있다. 국문학'영상학'경제학'정보통신공학'유학적 소양을 축적한 셈이다. 겸손함과 털털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대한 덕분에 자발적인 지지자들도 곁에 많이 두고 있다. 이 모두가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박 의원이 요즘 되뇌고 있는 화두는 중용의 첫 구절인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다. 인간에게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명이 내재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본성이며, 이 본성을 따르는 것이 마땅히 인간이 추구해야 할 길이라는 의미다. 범인(凡人)들의 시민정신으로 역사의 진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그의 정치철학과도 궤를 같이하는 구절이다.

박 의원은 영주시 문수면 권선리(고랑골)에서 태어났다. 7살이 됐을 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두메산골이었지만 그는 지금도 십리 길을 걸어서 학교를 다니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단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자, 부모님의 산소가 모셔진 곳이 고랑골입니다. 1년에 서너 차례 찾아갈 때마다 온화한 분위기로부터 힘을 얻어 옵니다. 여력이 된다면 고향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생각입니다."

그는 영주 장수초교-영주중-영주고-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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