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게 보다 골목 잘되길 바래"…실비찜갈비 박문일 대표

"우리 식당보다는 골목이 잘 되는 게 더 중요해요."

'실비찜갈비'는 골목의 원조다.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골목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기 때문이다. 박문일(59) 대표는 그 전통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운수업에 종사하던 선친이 1968년 처음 찜갈비 장사를 시작했고 1992년에 박 대표가 음식점을 물려받았다. "아버님이 원래부터 고기를 좋아하셔서 갈비를 푹 삶아서 이것저것 넣어서 직접 요리를 하셨죠. 그게 결국 지금의 찜갈비가 된 겁니다."

박 대표의 식당는 다른 식당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메뉴가 조금 다르다. 12개의 식당이 찜갈비를 수입산과 한우 두 종류로 만드는 것과 다르게 실비찜갈비는 수입산과 국내산 육우를 메뉴로 내놨다. 이 때문에 한우 찜갈비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박 대표는 "찜갈비는 지방은 전부 제거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70%가 지방질인 한우 갈비는 그만큼 가격이 높아진다"며 "지방질이 적은 육우가 찜갈비용으로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원조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박 대표는 음식 맛에 항상 신경을 쓴다. 먼저 푹 고운 갈비에 양념을 할 때 고춧가루와 마늘 등을 한 번에 소스로 만들어 넣지 않고, 조리 단계마다 각 양념을 넣고 마지막에 마늘을 넣는다. 마늘을 함께 넣어 조리할 경우 뭉개져버리기 때문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는 만큼 받을 수 있는 손님이 적어집니다. 그래도 맛만은 포기할 수가 없어 옛 방식을 그대로 지키고 있죠."

박 대표는 골목지킴이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식당만 앞세우는 것보다 항상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강조한다. 명함에도 이름만 있을 뿐 가게 이름은 없다. 맛집 골목에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원조'라는 간판도 그의 식당에는 없다. 하지만 맛과 정성으로 승부하는 실비찜갈비는 단골 손님이 많다. 식당이 오래되다 보니 다른 가게들 보다 단골의 연령대도 높다. "다른 지역에 음식 이름이 붙은 골목에 가 봐도 우리처럼 같은 메뉴로 승부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죠. 같은 메뉴라서 집집 간에 경쟁이 붙을 만도 한데 골목 상인들은 다들 형제처럼 잘 지내는 게 또 우리 골목의 자랑입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귀국하자마자 청와대에서 부동산·주식 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민 눈높이 맞춤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구의 상가 1층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으며, 2분기에는 10.2%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20대 부사관이 총기 사고로 숨진 채 발견되었고, 군 당국은 총기 관리의 허점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와 경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우정의 신호'로 설명하며, 일본과의 공동 개입이 28년 만에 이루어..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