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는 의무적으로 혈액도핑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뿐만 아니라 올림픽, 월드컵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참가 선수 전원에 대한 도핑검사를 시행한 첫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19일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18일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 44명을 대상으로 혈액도핑검사를 실시했고, 다음달 1일까지 참가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혈액도핑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측의 전문가 입회 아래 채취된 혈액은 혈액분석기구인 시스메스(Sysmes)를 통해 금지약물 복용 여부가 판단된다. 하지만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IAAF에 보관된다. IAAF는 전 선수를 상대한 혈액도핑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선수 생체 여권'을 만들어 특별 관리할 방침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IAAF에서 주관하는 혈액도핑검사는 모든 선수들에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선수들도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역대 어느 대회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혈액도핑검사를 무사히 통과했다고 안심할 수 없다. 경기가 끝난 뒤 소변도핑검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검사 대상 선수는 국제반도핑기구(WADA) 등이 수립한 검사 배분 계획과 선정 방침에 따라 선정된다. 예를 들어 경기 직후 무작위 또는 1'3'5위 등 순위, 약물 복용 의심이 가는 선수, 혈액도핑검사 결과 의혹이 있는 선수 등을 대상으로 표적검사가 이뤄진다. 세계신기록이나 대회신기록, 소속 국가신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의무적으로 소변도핑검사에 응해야 한다. 선정 대상은 당일 오전 결정된다. 채취한 혈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보내 48시간 내에 검사하고, 결과는 IAAF로 통보된다. 소변도핑검사는 45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금지약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조직위에 따르면 소변 또는 혈액도핑검사로 약 230개 금지약물 종류에 대해 분석한다고 전했다. 육상 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금지 약물에는 동화작용제(남성호르몬제 계통)와 각성제 및 흥분제, 마약성 진통제 등이 있다는 것. 남성 호르몬제 계통은 근육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이 필요한 종목 선수들에게 많이 악용된다. 흥분제는 활동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리 추출해뒀던 자신의 적혈구나 조혈제를 투여해서 산소 운반능력을 강화시키는 혈액 도핑, 남성 호르몬 투여 사실을 숨겨주는 전립선암 치료제 바이칼루타마이드,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도핑 등도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육상의 특성상 약물 복용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경기의 '공정성'을 감안할 때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대회는 역대 어느 대회 때보다 도핑검사만큼은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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