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상 극복하고 金 도전 '인간승리' 스타들

트랙경기 종목 부상 많아 이신바예바·블라시치 등 재기 최대관심

이신바예바 베켈레
이신바예바 베켈레

육상선수들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인간 근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 특성 상 잔부상을 안고 사는데다, 한 번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 재발의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경기 종목에 따라 부상 부위도 제각각이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하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쓸 선수들이 즐비하다.

◆경기 종목마다 부상 부위도 제각각

가장 부상이 잦은 종목은 트랙경기다. 달리는 과정에서 신체적 충돌이 많고 근육의 움직임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경기 종목마다 다소 차이가 난다. 창던지기, 포환던지기 등 투척 종목 선수들이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는 부위는 발목이다. 투척 경기의 경우 던지는 팔의 반대편 다리가 지지대가 되기 때문이다. 투척하는 팔은 인대나 관절 부상이 잦은 편이다.

멀리뛰기나 장대높이뛰기 등 도약 종목 선수들은 주로 관절 부상이 잦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최근 입은 부상 부위도 '손목'이다. 허리를 크게 젖혀 힘을 내는 경기 특성 상 허리 부상도 자주 입는다. 달리기 종목 선수들의 부상은 하체에 집중된다. 대퇴부 근육이 찢어지거나 무릎 위의 부분인 넓적다리(대퇴부) 부상을 곧잘 당하는 편이다. 계명대 체육학과 김기진 교수는 "부상 후 급속도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상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제대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심리 치료도 병행한다"고 말했다.

◆부상 딛고 날아오를 스타들

여자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는 왼쪽 허벅지 뒤쪽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딛고 출전을 강행한다. 2007년 오사카(2m05), 2009년 베를린(2m04)에 이어 대회 3연패 도전이다. 블라시치는 "집에서 텔레비전 중계나 보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 내겠다"고 했다. 193㎝의 늘씬한 몸매와 귀여운 댄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블라시치(최고기록 2m08)는 24년 간 묶여 있는 세계기록(2m09)을 깰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009년 베를린 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던 야로슬로브 리바코프(30'러시아) 역시 부상에도 불구 대구스타디움을 찾는다. 리바코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발이 부어 대구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할 것 같았지만 이제 부기가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신바예바는 최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대회에서 워밍업을 하다 손목을 다쳐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그러나 대회 출전 의지를 수차례 다지며 명예회복을 위한 욕심을 드러냈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도 부상 악재를 떨쳐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003년 대회부터 2009년 대회까지 10,000m를 제패한 베켈레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트랙종목 사상 최초 5연패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장딴지 근육이 파열을 당한 뒤 1년 넘게 공식경기에 나서지 못해 실전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육상 남자 10종 경기 세계기록 보유자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로만 제블레(37'체코)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제블레는 역사상 이 종목에서 9천 점을 넘긴 유일한 선수. 그가 2001년 세운 9천26점은 지금도 불멸의 기록으로 불린다. 제블레는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조금 있지만 컨디션 조절을 잘해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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