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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서포터스·외국 선수단 소통 징검다리 가슴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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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최연소 영어통역 자원봉사자 홍소담 양

"대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분들은 모두 보츠와나 선수를 응원할 시민 서포터스들입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까요."(Welcome to Daegu. These are citizen supporters for Botswana. Could you take a commemorative picture together with them).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각국 임원 및 선수들이 대구를 찾기 시작한 이달 22일 오후 9시 대구공항 대합실. 아프리카 보츠와나 육상협회 관계자들을 가장 먼저 반갑게 맞은 이는 대구 경화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홍소담(18) 양이었다. 작은 체구에 앳된 용모의 홍 양은 이날 유창한 영어로 보츠와나 육상관계자들과 시민 서포터스들과의 첫 만남을 주선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선수촌 버스로 안내한 뒤 밤늦게 귀가했다.

"작년 10월 시민 서포터스 통역자원봉사에 지원했을 때 제 나이는 자원봉사 연령 하한선인 만 17세가 안 됐어요. 그래서 면접관님에게 대회 시작일 기준이면 만 17세가 넘을 거라고 대답했죠."

1994년 5월 생인 홍 양은 대회 시작일 현재 만 17세 3개월로 통역자원봉사자 중 최연소자다. 대회 전 감비아, 스와질랜드, 보츠와나, 가나, 세이셸,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선수단의 시민 서포터스 입국 환영식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대회 중엔 주경기장에서 서포터스와 해당 국가 선수들 간 통역을 맡고 있다.

홍 양의 영어실력은 23일 가나 선수단 대구 입성 때도 빛났다. 입국 환영식에서 홍 양의 어학 능력을 알아 본 언론사 취재기자가 즉석 통역을 부탁했는가 하면, 귀가하려는 데 공항 앞에서 후원사인 나이키 직원들이 택시기사와 말이 통하지 않아 곤란을 겪는 걸 보고 잠시 통역을 한 홍 양에게 나이키사 직원들이 뜻하지 않게 숙소까지 안내를 부탁해 이들을 대구시내까지 안내하기도 했다. 홍 양의 영어 실력은 2009년 중3 때 한 학기를 마치고 다녀 온 1년 간의 미국 교환학생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미국 홈스테이를 한 집에 제 또래가 셋이 있어 미국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저를 배려해 줘 석 달 만에 수업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또 말이 통하자 다양한 클럽활동을 통해 친구들을 사귀며 대인관계에 자신감도 생겼으니까요."

중학시절 독서와 영어 과목을 좋아한 홍 양은 유학생활을 통해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홍 양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마음을 갖게 됐고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자원봉사로 이어졌다.

"이번 자원봉사는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리지만 통역을 통해 외국의 대회 관계자들도 만나고 아타셰 언니와 오빠들에게 자연스럽게 통역하는 법도 배우고요. 서포터스와 외국 선수들이 저를 통해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될 때는 뿌듯하기도 하고요."

한편 홍 양은 입국 환영식에서 일정에 쫓긴 각국 선수단과 시민 서포터스 간 너무 형식적인 만남을 갖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최대한 친절하고 정확한 통역으로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각국 선수단은 서포터스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데 일부 서포터스들은 사진만 찍고 바로 뿔뿔이 헤어지는 모습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법학을 전공해 UN과 같은 세계기구에서 인권 변호사로 일하고 싶다는 홍 양은 현재 할리우드 영화는 70%, 미 드라마는 90% 이상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토익시험에서는 890점을 얻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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