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m 한계 9초34, 지구상 유일한 도전자 볼트

2007년 10초03→09년 9초 58…경이적인 기록단축에 기대감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단연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남자 100m 세계 기록 경신 여부다. 현재 100m 세계 기록은 볼트가 보유하고 있는 9초58로, 100m를 뛰기 시작한 뒤 기록 경신 질주를 하고 있는 볼트가 과연 이번 대회에선 어떤 기록을 낼까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제아무리 볼트라 하더라도 기록의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빨라도 흔히 비교되는 치타의 3초60(최고 시속 100㎞로 환산)보다 빠를 순 없다. 그렇다면 사람이 작성할 수 있는 100m 기록의 한계는 어디일까.

실제 '인간이 과연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스포츠 과학자들의 주된 관심사로,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없는 상태다. 수년 전 일본 스포츠과학연구팀은 역대 우수 선수의 장점만을 뽑아내 시뮬레이션한 결과 인간 한계를 9초50으로 주장했다. 근거 있고 그럴 듯한 연구 결과에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였지만 우사인 볼트의 등장으로 힘을 잃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초69를 기록한 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초58을 기록하며 곧바로 9초5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1년 새 0.11초를 단축한 경이적인 기록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의 우승 기록 11초8를 시작으로, 볼트가 2009년 9초58의 기록을 수립할 때까지 2초22를 단축하는데 무려 113년이나 걸렸다. 10년마다 평균 0.22초, 5년에 0.11초씩 단축한 셈이지만 볼트는 이 격차를 1년도 안 돼 무너뜨렸다. 게다가 기록 수립 당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 세계 기록 단축의 여지까지 남겼다.

이 때문에 세계 기록이 더 단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0m에서 최고 기록을 내기 위해선 최고 속도의 발휘 능력과 이를 골인할 때까지 유지하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과학적 훈련 방법과 신소재의 개발로 기록 단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마크 데니 교수는 인간 한계를 9초48로 예측했고, 10m씩의 구간 속도별 최고 기록을 합산한 결과 9초34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고했다. 볼트 등장 후 이 예측이 현실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볼트는 2007년 7월 자신의 기록 10초03에서 9초9와 9초8대를 건너뛰어 2008년 5월 9초72를 기록하고, 9초58을 기록하는 등 불과 2년 만에 0.45초나 단축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0.01초를 단축하는데 평균 3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인간 100m 기록이 9초40의 한계를 과연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