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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인자' 설움 던지다…女창던지기 아바쿠모바 대회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일째인 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창던지기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의 마리아 아바쿠모바가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7일째인 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창던지기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의 마리아 아바쿠모바가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러시아의 마리아 아바쿠모바(25)가 여자 창던지기에서 대회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바쿠모바는 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창던지기 결선에서 71m99를 날려 2위인 바르보라 스포타코바(30'체코)를 29cm 차이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또 2005년 헬싱키 세계대회에서 쿠바의 올리스데일리스 메넨데스가 수립한 대회기록(71m70)을 6년 만에 갈아치우며 이번 대회 첫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동메달은 68m38을 날린 서넷 빌조엔(28'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스포타코바와 아바쿠모바는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대결을 이어갔다. 먼저 기선을 잡은 건 2009년 베를린 대회 챔피언 스포타코바였다. 스포타코바는 1차 시기에서 68m80을 던지며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차 시기에서 아바쿠모바가 시즌 최고 기록(69m45)는 물론, 자신의 종전 개인 최고기록(70m78)을 훌쩍 넘는 71m25를 던지며 곧바로 역전했다. 4차시기까지 소강상태를 보이던 맞대결은 5차시기에 들어서며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뒤지고 있던 스포타코바가 71m58을 던지며 아바쿠모바를 제치고 금메달에 한 발짝 다가선 것. 스포타코바는 관중석 스탠드까지 달려가며 크게 기뻐했다.

아바쿠모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어 던진 5차 시기에서 71m99를 던지며 순위를 뒤바꿨고, 승리를 예감한 듯 두 팔을 벌려 환호했다. 마지막 시기에서 스포타코바가 사력을 다했지만 66m80에 그치며 메달 색깔이 그대로 굳어졌다. 우승이 확정되자 아바쿠모바는 관중석에 있던 코치를 끌어안으며 승리를 자축했고, 관중들을 향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아바쿠모바는 어릴 때 체조 요정을 꿈꾸던 리듬체조 선수였다. 그러나 체구가 크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창던지기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7위에 그쳤지만 이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러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정상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바쿠모바는 "대구에 오기 전에 부상이 있었고 예선을 치를 때도 발에 통증을 느껴 자신이 없었다"며 "부상을 극복하고 일궈낸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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