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의 맑은 날씨 덕분에 보현산천문대에서 거대 블랙홀이 별을 삼키며 빛을 내는 핵심 장면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영천시 화북면 정각리 보현산천문대가 역사상 처음으로 규명된 거대질량 블랙홀의 별 흡수 과정 중 중요 장면을 포착해 화제다.
거대 블랙홀의 별 흡수 과정 연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을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영국, 일본, 대만 등 6개국 58명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국내에서는 보현산천문대 성현일 대장, 전영범 박사와 서울대 임명신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5명이 참여했다.
성현일(47) 보현산천문대장은 "수소와 티끌이 모여 생성된 거대한 별이 죽을 때 안쪽으로 오그라들면서 블랙홀 현상이 나타난다"며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 빛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은 관측할 수 없지만 별을 흡수할 때 나오는 광선다발은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대장은 "지난 3월 28일 미국항공우주국이 우주망원경으로 X선 관측을 통해 39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발견한 뒤 전 세계에서 본격 연구에 나섰다"고 했다.
이후 국제연구팀은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질량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산산 조각난 별의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질 때 강한 광선 다발이 특정 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밝혀냈다.
성 대장은 "이번 연구에 사용된 가시광선, 근적외선, X선, 감마선, 전파 등 5종의 관측자료 중 근적외선 관련 자료 대부분을 보현산천문대에서 획득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은 보현산천문대의 1.8m 광학망원경,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미국 하와이 유커트 4m 적외선 망원경,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1.5m 망원경 등을 사용했다.
특히 보현산천문대는 국내 최대 1.8m 광학망원경에 설치한 근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지난 3월 30일부터 5월까지 관측이 쉽지 않은 근적외선 영역의 자료를 집중 수집했다.
성 대장은 "이번 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보다 100만 배에서 수십억 배 무거운 블랙홀로 1천억 개의 별로 이뤄진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도 관측하기 어려운 획기적인 업적으로 교과서에 게재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론으로만 예측됐던 거대질량 블랙홀 현상을 실제 관측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 8월 25일자에 게재됐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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