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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장 단골집] (74)동부화재 칠곡지점 잔디밭 참숯 생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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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는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의 대명사'다. 최고의 음식이다. 예전엔 설, 추석의 명절이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집안에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나 맛볼 수 있었던 음식이다. 생일을 맞아 모처럼 갈빗집에 다녀온 날이면 어김없이 그날 일기장에 자랑하기도 했다. 요즘은 고깃집이 워낙 흔해 갈비를 먹을 때도 '맛있는 집'을 고른다. 동부화재 칠곡지점 직원들은 모임할 때 늘 '잔디밭 참숯 생갈비'로 간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잔디밭 참숯 생갈비'는 대구시 북구 운암네거리에서 가구 골목 사이, 천주교 구암성당 옆에 있다. 넓은 잔디밭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잔디밭은 없다. 대신 넓은 주차장이 있다. 잔디밭 참숯 생갈비 권영희(50) 대표는 "영주가 본점인데 워낙 잘 알려진 이름이라 그대로 옮겨왔다"고 한다. 식당으로 들어서면 잘 정돈된 홀이 넓고 깔끔하다. 늦게 오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이른 점심시간부터 손님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식당 안 한쪽을 옛 식당 분위기로 꾸며 눈길을 끈다. 권 대표는 "대부분 방안의 식탁을 좋아하지만, 추억을 떠올려 옛 분위기를 원하는 손님이 꼭 있다"며 "1970, 80년대 복고풍 분위기로 연출했다"고 설명한다. 동부화재 이정상(53) 설계사는 "고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굽느냐는 분위기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동부화재 칠곡 지점 사원들도 오늘은 옛 분위기를 즐겨보기로 했다. 드럼통을 잘라 만든 둥근 테이블이다. 연탄불 대신 숯불이 들어온다. 접시에 담겨 나온 생갈비의 모습이 색다르다. 갈비에 마늘소스를 입혀서 생갈비가 노릇노릇하다. 생갈비 몇 점을 석쇠 위에 척척 걸쳐 숯불에 구우니 구수한 냄새가 풍긴다. 갈비를 굽는 화덕은 예전의 전통 흙 화덕을 쓴다. 하지만 삼겹살을 구울 때는 '물 화덕'을 쓴다. 화덕 밑에 물이 있어 기름이 타지 않도록 하는 효과다.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적당하게 구운 갈비를 한 점 맛보는 순간, 부드러운 느낌과 강한 감칠맛에 입안이 행복해진다. '입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오랜만에 돼지갈비의 참맛을 느끼는 것 같다. 한때 어느 노 탤런트가 유행시킨 말처럼 "너희가 갈비 맛을 알아?" 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입안에 감도는 감칠맛이 최고다. 동부화재 이경미(47) 팀장은 "고기를 씹을 때의 그 느낌, 맛과 향이 특별하다"며 "한번 먹어보지 않고서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박준우(44) 지점장은 "고기가 연하고 육즙이 지속적으로 살아 있어 갈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김은숙(52) 설계사는 "특이한 마늘소스를 입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라며 "마늘소스가 숯불에 잘 타기 때문에 주의해서 부지런히 구워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고 오랜 단골의 노하우를 전한다. 김 설계사의 친구인 서숙희 주부도 "입에 살살 녹는 이 맛 때문에 한번 온 손님은 누구나 단골이 된다"고 말한다. 김옥연(49) 설계사는 "강한 감칠맛은 소갈비보다 훨씬 더 맛있다"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라고 자랑한다. 이정상 설계사는 "진정한 맛은 손님들이 느끼는 것"이라며 "마늘 소스의 숨겨진 비밀이 최고의 맛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평가한다. 모두가 '맛있다'고 외치자 김만현(53) 대표가 신바람이 났다. 이 집의 또 다른 맛 '뽈살'을 선보인다. 삼겹살에만 익숙해 있던 터라 이름이 낯설다. 돼지 머리의 볼 부분이라 '뽈살'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노릇하게 구워 맛을 보니 오돌오돌 씹히는 느낌이 특이하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다. 단골손님은 무엇이 맛있는 메뉴인지 잘 아는 법. 권영희 대표는 "대부분 마늘갈비를 드시지만, 요즘 뽈살을 주문하는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한다.

돼지갈비, 삼겹살, 목살은 1인분(150g) 7천원이다. 항정살 8천원, 뽈살과 모둠구이(삼겹+목살+항정살+갈매기살) 2만5천원이다. 한우갈빗살과 LA갈비찜(3만원)도 있다. 냉면과 누룽지탕은 4천원. 예약은 053)321-2204.

##추천 메뉴-누룽지탕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있는 고기를 실컷 즐기고서도 마지막에는 늘 "김치에 밥 한 숟가락 먹고싶다"고 말한다. 술을 즐기는 사람도 집에 들어와서는 꼭 밥을 찾는 경우가 있다. 마늘을 입힌 특미의 돼지갈비를 정말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무엇인가 허전할 때 꼭 찾는 단골 메뉴가 있다. 누룽지탕이다. 권영희 대표는 "고기를 드신 후에는 속을 편하게 해주는 누룽지탕이 좋다"고 추천한다. 큼지막한 옹기에 푸짐하게 끓여 나오는 누룽지탕을 보는 순간, 입맛이 동한다. 쌀뜨물을 넣고 끓여 구수한 냄새가 진하다. 마치 고향의 맛처럼 정겹다. 주인이 직접 뜯어 온 산나물로 만든 장아찌와 치장하지 않은 칼칼한 맛의 된장과도 잘 어울린다. 누룽지가 휼륭한 디저트 역할을 한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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