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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 "환자를 절대로 죽여서는 안된다" 나찬영 세종병원 흉부외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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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천 냥이면 간이 구백 냥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몸속 장기 가운데 간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속담을 서운해 하는 이가 있다. 나찬영(51) 세종병원 흉부외과 부장이다. 나 부장은 심장에 죽고 심장에 사는 소위 '심장맨'이다. 지금까지 그가 시술한 심장수술만 5천 건이 넘는다. 국내 현역 흉부외과 전문의 가운데 심장수술 5천 회의 '경지'에 도달한 '심장 명의'는 예닐곱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가 일하고 있는 세종병원은 서울대병원과 현대아산병원,삼성의료원,세브란스 병원과 함께 연간 1천 건 이상의 심장수술을 하고 있는 국내 5대 심장'혈관 전문 병원이다. 나 부장은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웃자는 얘기지만 굳이 따지자면 사람이 물 없이 산다는 것은 간에 이상이 생긴 경우, 사람이 공기 없이 산다는 것은 심장에 이상이 생긴 경우와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3년 동산병원에서 의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가 가슴 속에 늘 간직하고 있는 원칙이 있었다. '절대로 환자를 죽여서는 안 된다'이는 환자를 살리겠다는 의사로서의 강한 책임 의식의 발로다. 그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그 당연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수술 때는 물론이고 전'후 관리과정에서 각별한 책임감과 팀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흉부외과 의사는 힘들다. 항상 어렵고 위험한 수술의 연속이다. 이를 견뎌내야 한다. 개업의로서의 경제적 풍요도 기대할 수 없다. 환자를 살린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고충 때문에 최근 전공의 모집에서 흉부외과는 항상 충원율 30%를 밑돌고 있다고 한다. 성형외과, 피부과 등 개업과 동시에 부를 축적할 수 있으면서도 위험하지 않은 인기 전공에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전공을 결정할 때도 흉부외과는 인기가 없었다"며 "평생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심장을 멈추게 한 뒤 수술을 하고 수술 후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순간의 쾌감을 즐길 수 있어야 흉부외과 의사로서 성공하고 장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흉부외과 의사는 재미없는 일상도 견뎌야 한다. 일과 시간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낸다. 빡빡한 수술일정을 소화하고 수술 후 환자관리에 하루가 바쁘다. 그러다 보니 특별한 취미가 없다. 그래서 다소 시간 여유가 생겨도 활용할 줄 모른다. 이런 나 부장의 태도에 부인을 비롯한 자녀(2남)들도 이제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한 지 오래란다.

의사로서 그는 '병과 환자를 번갈아 보는 의사'다. "환자의 병에 집중하다 보면 사람으로서 환자를 보지 못하고, 환자를 인간적으로만 대하다 보면 환자의 병에 소홀하게 된다"는 말이다.

경북 김천 출신인 나 부장은 김천 직지초교, 성의중, 김천고, 계명대 의과대학(석사)을 졸업했으며 충북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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