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침체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염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업 경영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동안 못해 왔던 혁신과제를 수행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합니다. 위기 경영 전문가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다니엘 스텔터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번(2008년)의 침체보다 더 심각한 침체의 문턱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뒤 정확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단기적 비용 절감, 장기 투자 확대 등 핵심 전략 강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IBM이나 애플 등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성공의 절정에 있었던 IBM은 1990년대 수많은 핵심 기술 변화를 놓쳐 적자를 기록하고 멸종해 버린 공룡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됩니다. 그러나 IBM은 2000년대 들어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던 PC사업부를 매각하는 대신 컨설팅사업 부문을 인수해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업무로 비즈니스 영역을 재편성하고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에 집중한 결과 최고의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했습니다. IBM이 관련 트렌드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강점과 자원을 그 트렌드에 집중한 것이 성공의 길이었습니다.
'세상을 뒤집은 기업 애플'은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디자인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강화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IT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기에 강한 기업은 재빠르게 상황을 분석하고 정밀한 시나리오를 짜며 그에 따라 각 회사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경영자가 뚝심 있게 추진한다는 공통점을 보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이 같은 기업의 노력을 혁신이라고 부르며, 혁신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활동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지금처럼 큰 위기가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욕구 변화, 경쟁사의 반격,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마주친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항상 준비하고 혁신할 것을 주문합니다.
하지만 혁신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 혁신의 성공을 확신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혁신의 성공은 가능성의 문제이며 열심히 하면 그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체를 일으키고 뭔가를 준비하는 모든 부분이 가능성과의 싸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젊은 날부터 불확실함 속에서도 아주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겠지만 본인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또 도전을 통해서 성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가능성의 영역에 한 발짝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삶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발을 내디뎠으면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고 중간에 방해물이 나오고 역경이 나오더라도 우직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도 우리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집니다.
기업이 오래 살아남으려면 외부 충격을 이겨내는 탄력성이 필요합니다. 이를 키우려면 경쟁자보다 외부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보호하지 말고 파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위기상황에서 경영자들은 다시금 어려운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합니다. 경제위기는 자동차 경주에서의 곡선주로와 같습니다. 직선주로(호황기)에서는 하위권에 있는 운전자가 앞에 나서기 어렵지만 곡선주로(침체기)에서는 전략을 잘 짜서 도전하면 추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운전자(경영자)가 될 것인지는 선택과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이충곤(에스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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